▲아만시오 오르테가
[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패션업계 억만장자 아만시오 오르테가(76ㆍ사진)는 지난해 인디텍스 주가가 4배 이상 급등하면서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뽑은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 5위 안에 새롭게 등극했다.'은둔형'으로 매스컴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오르테가의 자산은 지난해 65억달러(약 7조2949억원)에서 올해 375억달러로 급증했다. 지난해 유럽 경제위기에도 그는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410억달러)에 이어 유럽 제2의 부자로 올라섰다.스페인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자라 외에 베르슈카, 맛시모 두티 같은 브랜드를 거느린 인디텍스 패션 그룹의 창업주 오르테가는 지난해 7월 인디텍스 2인자이자 그의 오른팔인 파블로 이슬라에게 회장직을 물려주고 조용히 떠날 때까지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다.자라를 기반으로 다른 브랜드까지 인수해 막강 인디텍스의 글로벌화에 성공한 그는 빠른 상품 회전력에 초점을 맞췄다. 자라가 한 해 선보인 제품 디자인만 3만건이다.오르테가는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수요에 즉각 대응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재고가 적은 패스트패션을 새롭게 창조한 것이다. 재고 최소화, '노 마케팅'으로 대변되는 인디텍스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강의되는 가운데 다른 경쟁업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유럽 부채위기에 따른 스페인 내수 감소로 인디텍스도 스페인 내 점유율이 2003년 46%에서 지난해 23%로 줄었다. 하지만 신흥시장에서 인디텍스의 성장세는 가위 위력적이다. 투자자들이 인디텍스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인디텍스의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0.99% 올랐다. 스페인ㆍ포르투갈ㆍ이탈리아ㆍ그리스ㆍ프랑스에서는 인디텍스의 맛시모 두티와 풀앤베어 판매가 40% 늘었다.가난한 철도원의 아들로 태어난 오르테가는 13세 때 학교를 그만두고 스페인 북부 라코루냐 시내의 한 셔츠 공장에 취직했다. 그로부터 4년만에 자기 사업을 꾸리며 사업가로 나섰다. 1975년 라코루냐에 자라 1호점을 낸 오르테가는 1979년 스페인 내 매장을 6개로 늘린뒤 1988년부터 포르투갈ㆍ미국ㆍ프랑스로 잇따라 진출했다. 최근 인도와 호주까지 진출한 인디텍스 그룹은 현재 세계 80개국에 5400개 매장을 두고 있다.오르테가의 사업 수완은 부동산으로도 이어졌다. 빌딩 시세의 흐름에 대해 파악한 그는 스페인투자기금으로부터 투자 받아 설립한 부동산 투자업체 폰테가데아를 통해 빌딩 매입에 나섰다.오르테가는 스페인 근대화의 상징이자 마드리드의 43층 초고층 빌딩인 토레피카소를 지난해 12월 스페인 억만장자 에스더 코폴로위츠로부터 5억3600만 달러에 사들였다. 그뿐 아니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소재 54층 럭셔리 호텔인 에픽과 뉴욕 59번가에 자리잡은 고층 건물 등 시카고ㆍ보스턴ㆍ워싱턴ㆍ샌프란시스코 등지에 다수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이외에 프로축구 리그 지분, 경마장도 소유하고 있다.조윤미 기자 bongb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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