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20년, 중국을 다시 본다](1회)'겁없는 중국'시대 왔다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중국이 명실상부한 'G2(Group of Two)'로 발돋움했다. 초강대국 미국과 함께 신흥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세계 곳곳에서 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급속도로 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비 증강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서의 입김이 하루가 다르게 세지고 있다. 그동안 잠자던 용이 마침내 깨어나는 듯한 모습이다. ◆'겁없는 중국'의 시대 왔다지난 200여년간 중국대륙은 한 마디로 격동기였다. 청 왕조는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패함으로써 1842년 난징조약을 체결, 급격한 몰락의 길을 걸었다. 1911년 신해혁명으로 건설한 중화민국을 거쳐 1949년 10월 마오쩌둥이 지금의 사회주의 체제 중국인 '중화인민공화국' 시대를 열었다.중국이 경제성장으로 현대화를 이루게 된 결정적 계기는 1978년이었다.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으로 대표되는 덩샤오핑 개혁개방 정책은 중국의 모든 것을 바꿨다. 중국은 철저하게 정부 주도 방식으로 시장을 개방했다. 대대적인 외국인 투자유치를 통해 후진 농업국가에서 개발도상국의 지위로 올라섰다. 특히 인구 14억명에 이르는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싼 임금의 노동자, 싼 원자재를 적극 활용해 수출에 나섬으로써 해외시장을 싹쓸이 했다.중국이 개혁개방후 최강국 그룹에 진입하는 데 딱 30년이 걸렸다. 2009년 런던 G20 정상회의 등에서 중국은 'G2'로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경제대국을 넘어선 중국의 목소리는 하루가 다르게 커진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나라로 미국과 함께 중국을 꼽는데 국제사회는 망설이지 않는다. 두 강대국을 두고 '차이메리카(Chimerica)'로 부르기도 한다. 중국은 아프리카에 막대한 원조를 제공하며 자원 선점에 나섰고, 미국에 맞설 수 있는 군비 확충도 꾀하고 있다. 2010년 달 탐사위성으로 달 표면을 관측하는데 성공한 데에 이어 2025년경 달에 인간을 보낼 계획까지 세웠다. 그야말로 전방위적이다.중국이 미국과 함께 명실상부한 'G2'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주변국들 사이에서는 경계와 우려의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이런 점을 의식해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중국은 절대 '국강필패(國强必覇:나라가 강해지면 패권을 좇게 된다)'의 길로 나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중국이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을 감추고 드러내지 않는다)'라는 외교전략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소작위(有所作爲:행사할 수 있는 곳에 힘을 쓴다)'라는 속내를 꺼리낌없이 드러내고 있다.◆복잡한 사회문제 '시한폭탄'급속한 성장은 수많은 골칫거리를 낳았다. 지난해 중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농민공(農民工:농촌 출신의 도시 노동자) 문제가 대표적이다. 농민공 문제는 물가ㆍ부동산ㆍ실업ㆍ빈부격차 등 경제문제와 함께 정치ㆍ사회적인 문제까지 내포한 총체적인 과제다.중국의 도시인구는 1980년만 해도 전체인구의 20%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50%에 이른다. 농촌 인구가 대거 도시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특히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2억여명의 노동인구가 시장경제 체제에 편입됐다. 이들이 농민공이다. 이들의 값싼 노동력은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를 세계시장에 쏟아낼 수 있는 원동력이다.이들은 주거, 의료, 교육 등 도시민이 받는 혜택을 받을 수 없고 임금도 열악하다. 최근 농민공에 대한 임금인상이 잇따르면서, 세계 공산품 가격의 상승으로 직결되고 있다. 이들의 불만이 폭발하면 사회개혁과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정치적 문제와 직결될 수도 있다. 영국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매리어트는 '왜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없는가'라는 책에서 미래 중국에 칼을 꽂을 잠재적 반란집단의 하나로 농민공을 꼽기도 했다.고령화도 중국의 큰 고민이다. 2010년 인구조사에서 65세 이상 인구는 1억188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8.87%를 차지했다. 60세 이상은 1억7000만명으로 13.26%지만 2020년 17%, 2030년 24%, 2040년에는 29%, 2050년에는 33%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14세 이하 어린이는 1억2245만명(16.6%)으로 10년 전에 비해 6.29%포인트 낮아졌다. 때문에 중국내에서는 "부자가 되기도 전에 먼저 늙는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지난해 중국 칭화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10대 민생문제'에 집값을 비롯 물가, 식품안전, 의료개혁, 부패, 사회도덕기풍, 교육개혁, 취업 등이 포함됐다. 징쥔 칭화대 사회학과 교수는 "물가상승, 특히 식품가격 상승은 가장 현저했다"며 "백성은 식량을 하늘로 여기는 만큼 식품가격 상승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직접적이었고 반응도 강렬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촉발된 전세계의 물가인상이 부메랑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후진적인 문화의식과 사회시스템도 중국이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걸림돌이다.조영주 기자 yjc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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