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신임 이석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이 파격적인 '사무관 리크루팅'에 나선다. 3일 오후 4시부터 예산실 홍보회(IR)를 열어 각 실·국의 '선수'들을 끌어 모으기로 했다. 재정부 내 특정 실·국이 인재 영입을 위한 IR을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실장은 3일 "젊은 사무관들이 '예산실에 가면 격무에 치여 자기 생활을 못하고, 일한 만큼 표도 나지 않는다' '소개팅할 시간이 없어 시집·장가 가기도 어렵다'는 루머때문에 예산실 근무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생각만큼 힘들기만 한 건 아니라는 점, 나라 경제에 큰 기여를 하는 아주 보람있는 업무라는 점을 직접 나서 설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예산실장이 몸소 일 잘하는 사무관들을 모시겠다며 세일즈에 나선 건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다. 젊은 사무관들의 특정국 쏠림 현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요사이 재정부 사무관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은 국제금융 파트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해도 '한직'으로 여기던 분야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거치며 몸 값이 치솟았다. 국제금융 파트는 글로벌 인맥을 쌓는데 유리하고, 유학을 갈 때 입학 허가를 받기도 좋은 곳이다. 주로 외환이나 환율, 국제기구 관련 업무를 맡다보니 투자은행(IB)이나 주요국 관료처럼 '우아한' 상대와 대면할 일이 많다. 금융위기가 아니라면, 과중한 업무가 떨어지는 경우도 드문데다 일이 성사되면 크게 표가 난다. 각종 민원과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욕 먹기 십상인 예산·세제실이나 물가처럼 부담스러운 지표를 마크하는 경제정책국 사무관들 입장에선 부러운 구석이 많다. 더욱이 조직 개편으로 종전 국제금융국이 정책국과 협력국으로 나뉘면서 몸집을 더 불리게 됐다. 각 실·국에선 "두 배로 커진 국제금융국이 일 좀 한다 하는 사무관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예산실장의 IR이 이런 분위기에 얼마나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안팎의 관심이 높다.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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