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리치몬드 제과점…추억 속으로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지난 30여간 서울 홍익대 앞에서 한결같이 자리를 지켜왔던 리치몬드과자점 홍대점이 31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L사의 커피전문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리치몬드과자점은 건물 임대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폐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권상범 리치몬드 회장은 아시아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제과점 운영만으로는 줄 수 없을 정도의 임대료 인상을 요구했다"며 "지난 30년 동안 상권을 키워왔는데 결국 대기업에서 이 자리에 들어오게 된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지난 5년 전에도 타 프랜차이즈 제과전문점에서 점포를 내어 달라고 요구해온 적이 있었다"며 "제과점에서는 수 십년 동안 명성을 지켜오며 나름 제과업계의 원로라고 자부해왔었는데 프랜차이즈에 내 줄 수는 없었다. 이 때 보증금과 월세 등을 합쳐 임대료를 100% 올려주면서까지 이 자리를 지켜왔는데 지금은 도저히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의 인상이 아니다. 이대로라면 영세 점포들은 모두 살아남기 힘들다"고 강조했다.또 "많은 분들에게 기대 이상의 사랑을 받아왔던지라 어떻게 해서든 자리를 지키고 싶었지만 안타깝다"며 "힘들게 상권을 키워온 자리를 대기업들이 돈으로 매수하며 들어오는 것은 대단히 올바르지 못한 일"이라고 꼬집었다.한편 2월 1일부터 이 건물 1,2층에 입점하게 되는 커피전문업체 측은 "밀어낸 게 아니다"라는 입장이다.업체 관계자는 "이를 두고 대기업에서 영세 점포를 밀어낸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소 우려스럽다"며 "지난 해 하반기부터 이미 시장에 리치몬드제과점 자리가 나왔었고 부동산 쪽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주와 리치몬드 사이에 임대료 문제로 협의가 되지 않아서 우리가 들어가게 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그는 또 "홍대는 워낙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에 개인 자영업자가 운영하기는 쉽지 않아 직영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업종 전환은 시류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지 대기업이 서민 업종을 침해한 사례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1979년 마포경찰서 옆 작은 매장에서 시작한 리치몬드과자점은 성산본점, 이대점, 홍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홍대점 폐점으로 2개 매장으로 축소된다.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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