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 전쟁과 사랑을 담았다

'컬러스', 전 세계 분쟁 지역 이야기 풀어낸 특별판 'With Love' 펴내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까만색 바탕. 그 가운데 금빛을 띤 총알들이 빼곡하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심장 모양이다. 그 아래로 '사랑을 담아'를 뜻하는 영어, 'With Love'가 적혀 있다. 베네통(Benetton)이 세운 커뮤니케이션 연구 센터, '파브리카(Fabrica)'가 펴내는 계간지 '컬러스(COLORS)'의 특별판 얘기다. '컬러스'의 이번 특별판이 큰 의미를 갖는 건 단순히 '전쟁'에 대한 얘기를 담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베네통은 이 특별판을 내면서 최근 설립한 '언헤이트(Unhate) 재단'을 거쳐 리비아에 선물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독립기념일을 맞은 리비아에 도착한 선물은 비둘기였다.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주운 탄피 2만2000여개로 만든 비둘기. 알레산드로 베네통 베네통 그룹 부회장은 22일 이와 관련해 "이 비둘기를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 기증한 것은 '언헤이트 재단'의 상징적인 첫 번째 활동"이라면서 "우리 재단의 목표는 '증오'에 맞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컬러스' 특별판, 'With Love'는 이 비둘기가 품은 염원을 그대로 이어간다. 전쟁을 겪으면서 가족을 잃은 사람들과 분쟁 지역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바라는 평화. '컬러스'는 이들이 간절히 바라는 평화를 아랍어로, 또 영어로 풀어냈다. '컬러스'가 이번에 아랍어로 찍혀 나온 건 분쟁 지역에서 많이 쓰는 언어가 아랍어인 점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게 '컬러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컬러스'는 원래 영어와 한국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로만 나온다. 'With Love'엔 소말리아 독립 라디오국 기자와 시리아 시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모두가 무장 세력 등에 맞서 목숨을 걸고 진실을 전하려는 사람들이다. 여기엔 또 자유와 정의를 위해 싸우다가 죽음을 맞은 사람들의 사연도 들어 있다. 이 외에 멕시코와 이탈리아, 컬럼비아, 이집트, 아르헨티나,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 혹은 폭력 사태 등에 관한 내용도 있다.

베네통이 최근 설립한 '언헤이트(Unhate) 재단'이 지난달 말 독립기념일을 맞은 리비아에 선물한 비둘기. 이 비둘기는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주운 탄피 2만2000개로 만들어졌다.

'컬러스'의 이번 특별판에선 시리아와 멕시코, 소말리아 등 10여개 지역의 일화와 함께 베네통이 리비아에 선물한 비둘기의 제작 과정도 만나볼 수 있다. 관련 사진들을 확인해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1991년 첫 선을 보인 '컬러스'는 그동안 전쟁, 에이즈, 표현의 자유, 폭력, 미래, 죽음 등을 주제로 시대상을 담아 왔다. '전 세계가 소통한다' '다양성이 답이다'라는 철학에서 출발한 '컬러스'는 현재 전 세계 40개국에서 영어와 이탈리아어, 한국어, 불어, 스페인어 등 판으로 나오고 있다. 한국어판은 출판사 더던의 노력으로 2010년 가을호부터 독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컬러스'는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KT&G 상상마당, MMMG 로드샵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성정은 기자 je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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