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은행과 신디케이트론 조율 중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LG디스플레이(LGD)가 유상증자 대신 1조원 규모의 대출을 선택했다. LGD는 자금 차입을 통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등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D는 투자 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1조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복수의 금융 기관이 같은 조건으로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추진 중이다. 시중 5개 은행에서 각 2000억원씩 조달해 1조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LGD 관계자는 "자금 조달 방법 가운데 하나로 신디케이트론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는 이를 위해 은행들과 조건 및 의견 교환을 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당초 OLED 투자 등으로 8000억원 정도의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고 결론 낸 LGD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유력하게 검토했다. 하지만 유증에 대한 추가적인 증액과 방법 등에 이견이 있어 대출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주주인 LG전자(지분율 38%)가 최근 1조원 규모의 유증을 단행해 연속으로 증자를 하는 것에도 경영진이 부담을 느꼈다는 전언이다. 최근 한상범 최고경영자(CEO)가 "임기 내 유증은 없다"고 단언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복합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유증을 하면 되겠느냐"고 반문하며 유증이 성립되기 어려운 환경임을 시사했다. 차선이었던 회사채 카드 역시 지난해에만 1조1500억원을 발행한 터라 추가 발행이 쉽지 않다. 마지막 발행인 지난해 10월에는 목표액인 3000억원에 미달한 2500억원 발행에 그치며 가산금리(스프레드)가 급등하는 등 비용과 여건 모두 악화됐다. 상반기 일반 회사채 만기만 37조원에 이르는 등 자금 시장의 경색도 심하다. 재무적인 상황을 봐도 LGD의 대출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3분기 말 기준 LGD 현금 보유액은 2조230억원으로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신규 투자 없이도 분기 6조원 정도 매출을 기록하는 회사라면 25%(1조5000억) 정도의 현금 확보는 필수적이다. 또한 보유 현금의 60%가량은 애플로부터 받은 선수금으로 추정돼 모두 온전한 LGD의 현금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실적 개선으로 당장 자금 사정이 나아질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LGD는 2010년 4분기 적자전환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누적 1조17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지난해 4분기는 물론 올 1분기까지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시황을 감안하면 흑자전환 이후에도 개선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인다. 한 CEO 역시 "올해까지는 현금 유입 회복이 어렵다"고 밝혔다. 재무 사정은 현상 유지 정도가 가능한 상태지만 LGD가 하반기 양산을 계획하고 있는 OLED 패널 사업을 위해서는 추가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다. 초기 제품을 시험생산라인(파일럿) 라인에서 조달한다는 계획이지만 경쟁사가 투자를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 부담이다. 삼성보다 우선 양산에 돌입해 시장 주도권을 쥔다는 계획을 맞추자면 상반기 중 자금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유증이든 대출이든 LGD의 자금 조달은 예견됐던 일"이라며 "차세대 동력을 위한 투자 목적이라면 부정적으로 볼 일만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박지성 기자 jiseong@ⓒ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