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민당 원내 부대표 '그리스 자국 통화도입후 평가절하해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독일 집권 연정을 이끌고 있는 기독민주당(이하 기민당)의 고위 관계자들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주장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로존 부채위기 해결 과정에서 독일의 부담이 커지는 것을 우려한 내부 반발이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행보에도 제약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독민주당 원내 부대표인 마이클 훅스는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훅스는 그리스가 경쟁력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국 통화를 도입해 평가절하를 하는 수 밖에 없다며 유로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리스가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느냐 여부는 이미 문제가 아니라며 그리스는 부채를 결코 상환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리스는 특별한 경우라며 다른 16개 유로존 회원국은 부채 문제를 해결하고 유로를 보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훅스는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이 스페인과 이탈리아와 같은 문제 국가들에 대한 투기 공격을 야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틀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부유한 국가이고 은행들은 어떤 전염 충격에도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민당 원내 부대표 마이클 마이스터도 독일이 유로존 부채위기 해결을 위해 뛰어든 것은 반드시 그리스에 대한 동정 때문은 아니라며 그보다는 금융시스템에 대한 충격파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이스터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국제통화기금(IMF)의 도움에도 그리스가 이번 위기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여전하다"고 지적한 뒤 "그리스의 위기 극복 실패에 대한 충격파는 2010년 봄 그리스가 위기가 처음 생겼을 때와 비교하면 상당히 줄었다"고 지적했다. 그리스가 탈퇴해도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기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독일 기독사회통합당도 필요한 개혁 조치를 취하기를 거부하거나 할 수 없는 국가들에게는 유로존에서 빠질 기회를 줘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미 이탈리아가 유로존 부채위기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그리스는 이미 핵심이 아니라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기정사실화하는 관측도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필립 햄턴 회장은 작은 하나의 국가가 유로존을 떠날 것이라고 말해 그리스의 이탈 가능성을 암시했다. 최근 75억유로 증자에 나선 유니크레디트는 증자 관련 투자설명서에서 위험 요인과 관련해 유로존 부채위기가 악화될 수 있으며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국가가 자국 통화를 도입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경제경영연구센터(CEBR)의 더글라스 맥윌리엄스 소장도 "그리스는 유로존을 떠날 것이 확실해 보이며 이탈리아도 남기보다는 떠날 확률이 더 높아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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