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상처, 수출이 특효藥'

제약사들 내수 시장 한계 해외진출로 극복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사상 초유의 약가 인하가 예정된 올해는 제약업계에겐 '수출 원년의 해'가 될 전망이다. 내수 시장에 한계를 느낀 제약사들이 발길을 해외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실적이 허약했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대박'을 기대할 만한 신약들이 글로벌 시장을 잇따라 두드린다.6일 업계에 따르면, 1967년 이후 줄곧 시장 1위를 지켜온 동아제약은 올해를 글로벌 기업 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다. 해법은 신약개발과 해외수출 비중 확대다. 당장 몇 가지 성과도 기대된다. 2009년 미국 워너칠코트에 기술 이전한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의 미국 임상 3상 시험이 진행 중인데 올 하반기 제품 출시가 이뤄질 전망이다.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DA-7218'도 미국에서 임상3상 시험 단계에 돌입했다. 2014년 전 세계 동시 발매를 목표로 우선 올 상반기부터 유럽지역을 공략할 방침이다.차세대 먹을거리인 바이오 의약품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일본 메이지로부터 570억원을 투자받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도 나섰다. 2017년 발매를 목표로 유방암치료제 허셉틴을 포함한 3가지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개발 중이다. 바이오의약품 사업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바이오사업추진단까지 구성했다.녹십자는 주력 분야인 혈액제제와 백신제제에서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면역글로불린 '아이비 글로불린 에스엔', 3세대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 '그린진 에프', 독감백신 '지씨플루' 등이 선두 주자다. 지난해 12월 미국 내 바이오의약품 공급전문기업 ASD헬스케어와 3년간 총 4억8000만달러 규모의 아이비글로불린 에스엔과 그린진에프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아이비 글로불린 에스엔은 현재 미국 내 임상3상이 진행중으로 2014년 미국시장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바이오의약품 시장에도 뛰어들었지만 경쟁이 심한 바이오시밀러보다는 개선된 효능과 특허에 구애받지 않는 바이오베터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허셉틴의 바이오베터는 미국과 한국에서 다국가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며, 2016년경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녹십자 관계자는 "올해부터 2016년까지 20여종의 자체개발 신제품을 국내 출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한미약품도 해외 수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개량신약 '에소메졸'(역류성 식도염치료제)과 '아모잘탄'(고혈압복합제)으로 부진의 늪을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에소메졸은 현재 FDA의 허가 심사를 받고 있으며, 아모잘탄은 지난해 다국적제약사 머크와 2차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아시아 6개국을 포함, 총 30개국으로 늘어난 만큼 수출 규모는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SK케미칼도 항암제 개량신약 'SID530'으로 미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사노피아벤티스의 탁소텔의 제형을 바꿔 안전성을 높인 약으로, 폐암ㆍ유방암ㆍ난소암 등 주요 암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이미 유럽 의약국(EMEA)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아 유럽연합 27개국에 순차적으로 발매될 예정이며, 지난해부터 진행된 미국에서의 임상1상도 완료 단계에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로 국내 시장이 침체되면서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며 "대부분 각자의 경쟁력 있는 주력 상품을 필두로 세계시장에서 기반을 잡고 차츰 제품군을 늘려나가는 전략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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