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회장 “分家 준비 다 끝났는데...”

조양호 회장 “한진해운 계열 분리 계획 없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의 홀로서기에 '빨간불'이 켜졌다.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의 그늘 아래 있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며 한진해운의 계열분리 가능성을 일축했기 때문이다. 이는 그간 최 회장이 그룹과 얽힌 지분관계를 모두 정리하며 분가 준비작업을 마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계열분리를 위한 마지막 칼을 들고 있는 조 회장측에서 공개적으로 선을 그으며 향후 양측 간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를 가능성도 커졌다.조 회장은 지난 5일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한진해운과의 계열분리 계획은 없다”며 “한진해운측으로부터 (계열분리에 대한) 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의 그늘 아래 있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계열분리 가능성도 일축했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반면 최 회장은 한진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 의지를 꾸준히 밝혀왔다. 그는 2009년 12월 지주회사 한진해운홀딩스를 설립하며 '한진해운 그룹'이라는 표현을 통해 계열분리 의사를 확고히 했다. 최 회장은 “계열분리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라며 최근까지 몇 년에 걸쳐 자신과 자녀들이 보유한 대한항공, 정석기업, 한진관광 등 그룹측 지분을 잇달아 매각, 사실상 계열분리를 마무리했다. 정석기업은 정석기업→한진→대한항공→정석기업으로 이어지는 그룹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 기업이고, 한진관광은 정석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계열분리를 위해 최 회장측에서 할 수 있는 작업은 모두 끝낸 셈이다. 더욱이 최 회장은 일반적으로 경영권 분쟁 등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일부 잔량을 남겨두지 않는 것과 달리, 한진해운을 제외한 타 계열사 지분을 단계적으로 소규모씩 매도하며 조 회장측에 독립에 대한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왔다. 계열분리를 위한 마지막 칼은 조 회장이 들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한진해운의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조 회장측이 들고 있는 한진해운홀딩스의 지분을 3%까지 낮춰야한다. 조 회장측은 대한항공, (주)한진, 한국공항 등을 통해 한진해운홀딩스의 지분 27.5%를 보유하고 있다. 분가를 원하는 최 회장으로서는 조 회장측 지분 정리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계열분리가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이날 조 회장이 계열분리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다시 한 번 표하며 장벽을 만났다. 한진해운측은 조 회장의 멘트와 관련, 공개적인 입장을 표하지 않고 있다.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당장 계열분리 계획이 없다는 것일 뿐 원천적인 반대의사를 표하는 것이 아니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과거 조 회장은 계열분리 문제와 관련, “조카들이 경영권을 갖게 되면 자연스럽게 계열분리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한편, 한진해운은 올해 사상 최대실적인 매출 100억달러를 달성하고 연간 영업이익 흑자로 돌아선다는 경영 목표를 설정했다.김영민 한진해운 사장은 이날 코엑스에서 기자와 만나 “올해 매출 100억달러를 돌파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김 사장은 “영업이익 목표는 우선 연간 기준으로 흑자전환하는 게 먼저”라며 “해운업황이 좋지 않지만 수익성을 높여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조슬기나 기자 seu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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