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는 가격이야'

맥북에어·울트라북, 초슬림 노트북 격돌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2008년 맥북에어 공개 당시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는 서류봉투에서 맥북 에어를 꺼내드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똑같은 모습이 최근 도시바의 울트라북 '포테제 Z830' 출시 간담회에서도 연출됐다. 맥북 에어 못지않게 얇고 가벼운 노트북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인텔이 울트라북을 앞세워 노트북 시장 '새 판 짜기'에 도전하며 맥북 에어와의 경합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간 초슬림, 초경량 노트북의 대표주자나 다름없었던 맥북 에어의 '아성'을 깨뜨릴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삼성전자의 울트라북 '시리즈5 울트라'

울트라북은 인텔이 제시하는 새로운 노트북 플랫폼이다. 20mm 미만의 두께와 1kg 초반대 무게에 인텔 코어 i5나 i7프로세서 탑재 등이 울트라북의 기준이다. 배터리 지속시간도 최소 5시간 이상으로 못박았다. 업계에서는 울트라북이 맥북 에어의 '대항마'로 개발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1000달러 안팎으로 가격을 못박은 것도 999달러부터 시작하는 맥북 에어의 가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애플이 맥북 에어로 휴대성을 강조한 노트북의 '대표'격으로 부상하면서 기존 '윈텔'진영의 불안감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윈도우 운영체제(OS)이용자들이 얇고 가벼운 노트북을 찾아 애플 쪽으로 빠져나갈지 모른다는 예상이 작용한 것"이라며 "태블릿PC 보급까지 확대 추세라 시장 방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이유로 업체들이 울트라북에 거는 기대는 크다. 현재 국내외에 선보인 울트라북은 HP, 델, 삼성전자 등 7개 업체의 약 15종이다. 2012년 CES에서는 울트라북 부품도 대거 공개될 것으로 예상돼 노트북 시장의 주류가 울트라북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IT전문매체인 씨넷은 "대부분의 노트북들이 맥북 에어의 형태를 흡수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윈도우 운영체제(OS)가 장악하고 있는 엄청난 점유율을 고려하면 (울트라북이)맥북 에어의 최근 성장세를 꺾어놓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직까지 반응은 신통치 않다. 관건은 가격이다. 대부분의 울트라북이 인텔측의 권고안인 1000달러를 상회한다. 최소한 800달러선까지 내려가야 맥북 에어와 제대로 붙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됐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부분도 낙관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2년 시장이 제대로 자리잡으면 가격 인하 여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세계 4위 PC업체 에이서는 내년 2분기부터 울트라북의 가격을 20% 이상 인하, 800달러선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인텔 역시 부품업체를 지원하는 펀드를 조성하는 등 가격 인하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대표는 "애플이 저가에 맥북에어를 내놓을 수 있는 것은 부품업체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초슬림형 노트북 샤시 공급을 애플이 대부분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펀드 투자를 통해 저렴한 울트라북 부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패널에도 지속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인텔이 요구하는 저전력, 두께 등의 기준을 충족하는 패널업체는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이 대표는 "내년 아이비브릿지 프로세서와 2013년 해스웰 프로세서 등 울트라북용 프로세서를 선보이면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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