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디스플레이 기술이 발전하면서 화질만큼 TV제조사들이 신경 쓰는 것이 있다. 화면 몰입도와 외부 환경과의 조화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삼성전자의 TV 역시 이러한 디자인 과정을 통해 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네이밍 전략을 통해 TV 디자인의 진화를 압축적으로 표현해 왔다. 지난 2006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보르도(Bordeaux)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에서 2006년 개발한 40인치 LCD-TV LN40R71BD의 개발 코드명이다. 프랑스의 보르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주 이름을 딴 것으로 디자인 콘셉트가 포도주잔에 포도주가 조금 남아 있는 잔잔한 모습을 형상화시켰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보르도 시리즈는 정사각형의 TV 디자인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고 TV 디자인 경향 자체를 변화시켰다고 평가받으며 디자인을 통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다. 2008년 삼성전자는 블랙 광택 중심의 TV 디자인에 새로운 변화를 준다. 이중 사출 기술을 적용한 크리스털 로즈 디자인이 그것이다. 이 디자인은 크리스털 공예와 저녁노을의 아름다움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우선 베젤(테두리)에 맑고 투명한 결을 더해 '크리스털 실루엣 효과'를 냈다. 이중 사출 기술을 통해 서로 다른 소재를 동시에 주입하여 불투명과 투명의 밀도를 조절해 '투명하면서도 불투명한 색채(Transparent Opaque Color)'를 만들어 냈다. 이른바 TOC 공법이다. 이 기법을 통해 사용자의 보는 각도와 환경에 따라 선명도가 달라지는 하나의 크리스털을 구현했다. 수공예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제품에 감성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다음해 삼성전자는 LED TV를 선보이며 디자인 콘셉트에 변화를 준다. 크리스털 디자인을 더욱 강화시켜 맑은 물의 느낌과 크리스털의 얇고 투명한 이미지, 그리고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 효과를 살렸다. 슬림하고 가볍다는 의미의 '핑거슬림'이라는 디자인 키워드를 부여했다. 특히 LED를 통해 초박형의 본체를 구현해 얇고 가벼운 TV 프레임을 가진 액자 같은 TV가 완성됐다. 가장 최근의 디자인은 베젤의 크기를 줄이는데 맞춰져 있다. 베젤이 얇을수록 주변과 조화롭게 어울리며 화면 몰입도를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금속 소재로 만들어진 베젤은 TV 화면과 배경을 하나의 얇은 선만으로 구분한다. TV 주위 환경 속에 녹아 마치 하나의 공간에 같이 있는 것과 같은 일치감을 준다는 의미다. 디자인 콘셉트의 이름이 'ONE Design'이라고 붙여진 이유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최대전자전인 'CES2012'에서 선보이는 제품은 이런 디자인 행보의 완성판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그랑쿠르'라는 프로젝트 명으로 개발 중인 이 TV는 OLED 패널을 기반으로 제작돼 베젤이 거의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테두리 없는 TV라는 꿈은 이제 몇 개월 안에 현실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박지성 기자 jise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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