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재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베짱이 임직원’에 경고

1일 뉴 비전 선포식서 “개미 옆에서 딴지 걸던 베짱이 결국 죽어”…성과급 지급과 개혁 약속

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1일 오전 본사 2층 대강당서 뉴 비전 선포식서 변화와 혁신을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개선 의지 없는 임직원, 옛날이 그리운 건가. 당신들의 꿈은 뭔가.”금융부채가 지난 10월말로 14조원을 넘긴 한국철도시설공단의 김광재 이사장이 개혁을 추진하면서 현실에 안주하는 임직원들에게 경고 메세지를 보냈다.김 이사장은 1일 오전 뉴 비전(2020 글로벌 경영전략) 선포식을 가진 자리에서 “변화의 물결이 도도히 흐르기 시작했다. 과거의 잘못을 고치려다보니 일부의 저항도 있었지만 여러분은 위대했다”면서 “제2의 창립선언을 하며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혁신을 계속 잘 하고 있다”고 임직원들에게 감사말을 했다. 그는 “예산절감 등 결과로 내년 상반기 이전에 50억원 이상 이자를 아끼게 됐다"면서 "예산절감엔 그만큼의 성과금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그러면서 아직까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임직원들에겐 경고를 남겼다. 김 이사장은 “청렴도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고 심지어 대낮에 음주도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솝우화인 ‘개미와 베짱이’를 빗대어 이런 임직원을 배짱이로 설명했다.김 이사장은 “대부분 직원들이 개미같이 열심히 일을 한다. 베짱이는 개미 옆에서 딴지를 걸며 일을 하지 않다가 결국 겨울에 얼어 죽는다”고 소개했다. 김 이사장은 “베짱이 같이 한 편에서 딴지거는 임직원이 있다. 공사와 통합논의가 그리운가. 그동안 잘못한 게 그리운 건가. 다시 돌아가려나. 여러분의 꿈은 뭔가”라며 임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또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에 나오는 빅브라더가 무서워 (혁신을) 따라가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많은 변화에 충분한 보상이 있을 것이다. 과거 잘못을 바로 잡겠다. 대부분의 임직원이 동참하길 바란다”며 “누군가가 하는 일이라면 내가 하고 언젠가 하는 일이라면 오늘부터 하자”고 말했다.이날 김 이사장의 주문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3년 연속 청렴도 최하위 ▲안전사고 ▲철도수요자를 고려하지 않는 건설에 따른 이용자 불편 ▲분산시공에 따른 업무비효율 ▲낭비와 빚 급증 등 공단 창설 이래 최대의 경영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지난 달 간부직의 11%를 없애는 같도 높은 구조개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전(全) 간부직 공모제’를 펼쳐 무보직 간부들이 나왔다. 또 제2창업식에선 임직원들에게 자기비판을 하게 해 내부에서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결국 김 이사장은 성과급이라는 당근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채찍을 함께 사용해 직원들에게 위기 돌파를 주문한 셈이다.한편 이날 발표된 뉴 비전(2020 글로벌 경영전략)은 전국 90분대 철도망 구축으로 '철도강국' 실현을 목표로 삼았다.이를 위해 2020년까지 1376km의 철도를 새로 건설하고, 고속화 973km, 복선전철화 2047km, 철도 개량률 80% 달성, 건설현장 재해율 0.05%, 신사업수익 3조6000억원을 내세웠다.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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