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결혼정보회사 등급표가 또 다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결혼정보업체의 등급표나 이름을 밝히지 않은 관계자의 입을 빌어 나오는 등급에 대한 풍문을 들어 보면 미혼 남녀들은 불쾌한 감정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정말 결혼정보회사의 등급표는 존재하는 것 일까. 올해 13주년을 맞이한 결혼정보회사 닥스클럽의 경력 10년 이상의 커플매니저들이 '결혼등급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이들은 결혼정보회사 등급표에 대해서 윤리적으로는 물론 논리적으로도 말이 되지 않는다고 부정했다. 임은주 닥스클럽 매칭 1팀 커플매니저는 “결혼과 만남은 수능 등급 같은 것이 아니다.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설명했다. “몇 개의 조건으로 등급을 매길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에 대한 선호와 이상형은 순위를 매기는 등급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긴 머리를 좋아하는 것과 짧은 머리를 좋아하는 것은 이상형이지 등급을 매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본인의 이상형 타입과 선호에 따라 항목 중 가중을 두는 부분은 있을 수 있지만 그것들 중 어느 한 쪽이 '좋다, 나쁘다'로 구분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최예화 닥스클럽 매칭 2팀 커플매니저 역시 결혼정보회사의 등급표는 존재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말을 꺼냈다. “예를 들어 같은 학교를 나와 같은 직장을 다니는 남성들의 이상형이 똑같을 수 있을까? 어떤 남성은 청순한 스타일의 여성을 선호할 수 있고 또 다른 남성은 섹시한 스타일의 여성을 선호할 수 있다”며 “개개인의 취향, 이성에 대한 선호도는 객관적인 조건이 비슷해도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고 객관적 데이터가 아니라 주관적 영역이 훨씬 더 넓기 때문에 등급표 자체가 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설명했다.김혜옥 닥스클럽 매칭 3팀 커플매니저는 “만약 결혼정보회사에 등급표가 존재한다면 연상연하 커플, 남성의 학력이 더 낮은 커플, 집안 재산 규모가 다른 커플이 가능 할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사람들의 생김이 다른 만큼 가지고 있는 개성이나 장점 또한 천차만별이다. 몇 개의 조건으로 그 사람을 설명하거나 표현 할 수 없듯이 개개인의 장점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개성과 특성을 살려 ‘딱 맞는’ 배우자를 찾아 주는 것이 매칭”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강력한 유머를 무기로 미모의 여승무원을 만난 평범한 회사원의 사례, 싹싹하고 야무진 여성의 성격에 반해 100억 재산가의 여식도 마다한 사례 등 등급표가 무색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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