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첫 대학 강연…'낮은 곳에서 시작하라'

박원순 서울시장이 15일 동국대학교에서 '21세기 리더의 자격'이라는 주제로 취임 후 첫 대학강연을 했다.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 "대학생들이 살벌한 경쟁을 벌이며 공무원, 대기업을 꿈꾸고 있다. 가장 낮은 곳에서 삶을 시작하라. 오히려 거대한 미래가 보장될 것이다."박원순 서울시장이 15일 취임 후 첫 대학 강연에서 강조한 조언이다. "남들하고 거꾸로 가라", "세상은 꿈꾸는 사람의 것이다"는 격려도 덧붙였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4시 동국대학교에서 열린 특강에 강연자로 참여, '21세기 리더의 자격'이라는 주제 아래 청춘들의 길잡이로 나섰다.이날 박 시장이 리더의 조건으로 제시한 키워드는 ▲꿈과 비전 ▲통찰력 ▲희생 ▲협동 ▲도전정신 등이다. 박 시장의 강연을 들으러 강당을 가득 메운 학생들은 노트 필기를 해가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특히 박 시장은 부딪치며 깨지는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안 되는 일은 없다. 고민해 보면 길이 있다. 벽이 있으면 더 이상 못 간다고 하는데 문이 있고, 지붕을 타고 넘어갈 수 있고, 땅굴을 팔수도 있지 않느냐"며 "실패해도 괜찮으니 부딪쳐라. 청춘은 용기와 도전이 재산이다"고 취업고민으로 지친 학생들을 격려했다. 후보시절 공세를 받았던 '협찬'을 인용, 오히려 협찬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역발상 조언도 눈길을 끌었다. 박 시장은 "제가 살아온 삶의 궤적, 평생을 통해 추구한 가치를 보고 많은 분들이 시간을 내주고 기꺼이 도와줬다"며 "평생 지켜야 할 가치, 원칙, 비전, 꿈을 만드는 대학시절을 만들라"고 당부했다.보다 열정적인 청춘을 주문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시민이 깨이고, 대학, 청년이 새로운 세상을 맞을 준비를 하고 열정을 가지면 세상은 바뀐다"며 "여러분이 주인이므로 저같이 힘없는 사람도 하루아침에 시장이라는 권력에 설 수 있게 된 게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시민이 중심'이라는 시정철학을 바탕으로 협동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박 시장은 "여러분과 같은 보통 시민이 너무나도 위대하다. 시민들이 풀 수 있는 지혜를 모두 갖고 있다"며 "지금은 정부·기업·시민사회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기업이 혼자 책상머리 앉아서는 절대 안되며 소비자와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밖에 박 시장은 젊은 시절 가장 좋은 투자인 독서를 열심히 할 것, 덕을 쌓지 않고 자리만 탐하지 말 것 등도 강조했다.강의 뒤 질의응답에서 학생들은 취업 비인기 학과로 여겨지는 고민, 대기업 퇴사 뒤 학업에 복귀한 사례 등을 얘기하며 박 시장에게 조언을 구했다. 특히 한 학생이 시립대 반값등록금 공약에 비판적 의견을 내자 박 시장은 "분배와 성장이라는 양분법이 이제 통할 수 없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미래에 대한 투자다"며 "사람이 헐벗고 무너지는데 그 속에서 어떻게 창조와 혁신이 있겠느냐"고 답했다.한편 박 시장은 이날 특강 전에 시청역에서 민방위훈련을 참관하던 중 한 시민에게 갑작스런 폭행을 당한 봉변에 대해 "세상에 이런저런 사람들이 다 있는 데 시장이 이해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해서 특별한 조치를 취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정선은 기자 dmsdlun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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