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마케팅 전성시대]날씨정보, 미리알면 돈이다 기업들 ‘천기누설 마케팅’

기후정보가 기업의 흥망을 가르는 ‘기후전성시대’가 도래했다. 날씨에 따라 매출이 늘고 주는 정도가 아니라 날씨정보를 통해 그 위험 요소를 극복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수준이 됐다. 하늘만 바라보고 기우제를 지내던 시대가 아니라 필요하다면 인공강우를 뿌리는 등 날씨도 조정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지난해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다. 하지만 여유롭게 눈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우선 공무원들은 기상청도 예측 못한 폭설로 교통이 마비되자 여론의 뭇매를 흠씬 맞을 수 밖에 없었다. 아침 출근 시간에 제대로 제설작업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이 때문인지 지난 겨울 내내 공무원들은 휴일에도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는 풍경이 자주 연출됐다. 이런 모습은 비단 도시생활 뿐만이 아니다. 비닐하우스 등 시설 재배를 하는 농민들에게도 날씨는 골칫거리였다. 지난해 이상한파로 겨우내 난방비 부담이 늘어났지만 저온현상과 일조량 부족으로 결국 작황이 좋지 못해 농가에 큰 피해를 입혔다. 이런 문제는 생산농가뿐 아니라 소비자 모두에게도 타격을 입혔다.요즘들어서는 ‘지구 온난화’ ‘기상 이변’이라는 말이 너무 자주 등장해 이상기후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누군가는 지구 온난화 속도가 너무 빨라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고 한다. 한 연구에서는 100년 후에는 한국에서 겨울이 사라진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지구 온난화로 지난 100년간 전 지구 평균기온은 1.7도 상승했다. 최근 집중호우 발생은 지난 1970년대와 비교할 때 2배 정도 증가했으며, 지난 10년간 경제적 손실액은 1970년대에 비해 약 22배인 22조3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기후 변화로 날이 갈수록 기상이변이 늘고 이로 인한 기상재해도 증가하면서 기업 입장에서 기상정보의 중요성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가고 있다.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하고 대한민국을 둘러싼 기상 여건이 변화하면서 날씨는 이제 경제활동의 기본이 되는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날씨는 이제 경제활동의 기본이 되는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사진:연합]

기업에 미치는 날씨의 영향력은 급격히 강화되고 있다. 날씨 피해의 강도는 예측을 불허한다. 이러한 탓에 날씨정보는 기업 활동에 절대적인 가치로 올라섰고, 날씨 경영 역시 이제 기업으로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가 됐다. 각 산업분야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영향을 받는 주요 환경 요인에는 경제 상황, 시장 형태, 고객 등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에 요즘 한 가지 더 추가 된 것이 바로 날씨다. 특히 건설업, 소매업, 금융보험업 등 날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산업분야는 날씨정보의 활용에 따른 사회경제적 가치가 연간 3조5000억~6조5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말 그대로 날씨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뜻이다.강원도의 한 리조트에서는 기상사업자를 통해 기상정보 문자서비스를 받아 날씨 정보를 경영에 이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위험 요소인 날씨의 변동을 날씨보험에 가입해 기후화에 따른 손실을 오히려 수익으로 만들고 있다. 유통업체인 한 편의점은 기상정보를 이용해 점포 판매량을 예상하고 점포 재고량을 조절해 수익을 늘리고 있다. 좁은 점포의 속성때문에 다양한 품목을 갖추지 못하는 불리한 요소를 날씨 정보를 활용해 극복하는 경우다. 또한 한 건설업체에서는 전국에 있는 공사현장을 네트워크로 연결한 ‘건설 기상정보시스템’을 통해 현장 단위별로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포인트 예보’를 비롯해 작업기상도, 건설기상정보, 기상특보 등 각 건설현장에서 필요한 날씨 정보를 실시간 제공받고 있다. 기상재해가 발생했을 때 휴대폰 문자정보를 통해 신속하게 현장 담당자에게 알려줘 사고 발생을 예방하고 있다. 이렇게 기업에서는 기상정보의 중요성과 날씨 경영의 효과를 새롭게 인식하고 기상정보를 기업 경영에 적극 활용하는 기업체나 기관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과거에는 자연재해의 주범으로만 여기던 날씨가 이제는 무한경쟁 시대의 기업경영의 흥망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상정보를 활용해 기업의 의사결정을 전략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날씨 대응팀’이 생기는가 하면, 기상정보를 활용해 상품의 주문량을 결정하는 ‘기후 리스크 관리’를 도입하는 유통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이코노믹 리뷰 한상오 기자 hanso110@<ⓒ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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