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필립 바랭 프랑스 푸조시트로엥 최고경영자(CEO.58)는 딜메이커(deal maker)로 명성이 자자한 경영자중의 한 사람이다. 거래를 잘 성사시키는 경영자라는 뜻이다. 그는 영국의 철강업체 '코러스'가 한참 적자를 내고 있던 2002년 CEO직을 맡아 5년간 경영해 주당 수익의 9배 비율의 돈을 받고 회사를 인도의 타타스틸에 팔아 이런 명성을 얻었다. 그 덕분에 그는 2009년 유럽 2대 자동차 메이커인 PSA푸조시트로엥에 스카웃됐다. 경쟁격화로 시장점유율이 줄어들어 위기감을 느낀 푸조는 그를 영입해 회생과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속셈이었다. 바랭은 프랑스의 유명공과대학인 GEM과 에콜 폴리테크니크 프랑스를 졸업하고 1978년 알루미늄그룹인 메시네 연구원으로 입사해 부사장으로 근무하는 등 알루미늄 업계의 베테랑이다. 자산매각 등으로 코러스그룹을 알짜배기로 만들었듯이 푸조도 변신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그러나 현재까지 푸조의 실적은 신통찮다.26일 3분기 실적 발표결과 자동차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6% 감소한 93억1000만 유로(미화 130억 달러)에 그쳤다. 판매량도 78만8000대에 그쳤다. 푸조는 연간 실적전망도 흑자에서 '0%성장'으로 낮췄다. 소형차 시장에서 경쟁이 격화되면서 가격인하 압박을 많이 받은 탓이다.시장점유율도 크게 하락했다. 유럽자동차협회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유럽 시장점유율은 12.6%로 1년 전에 비해 무려 0.9%포인트나 하락했다. 주가는 바닥을 모른채 떨어지고 있다. 이날까지 올해 푸조 주가는 39%나 하락했다. 40억6000만 유로가 허공에 날아갔다.바랭이 선택한 것은 비용절감.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유럽 부채위기에 따른 자동차 수요가 계속 감소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는 이날 " 내년에 인건비와 구매비용을 8억 유로(미화 11억2000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 인력의 10%인 3500명을 줄일 방침이다. 바랭은 평소 프랑스 기업은 노동시장 유연성이 부족하고 근로시간 단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피력해왔다.적정재고를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9월 말 현재 65일 판매량을 62일 판매량으로 낮출 목적으로 재고량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또 시트로엥C3를 조립하는 프랑스 오네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슬로바키아 트르나바 공장은 28일부터 11월4일, 11월14일부터 18일까지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반면, 해외 생산은 확대하기로 했다. 그는 지난 9월 1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자동차쇼에서 해외 사업을 늘려 2020년에는 매출의 3분의 2 이상을 유럽외에서 발생시키겠다고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푸조가 27일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브라질 시장내 생산능력을 현재의 두배 수준인 30만~40만 대로 늘리기 위해 내년부터 2015년까지 2억4000만 유로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의 조치라고 볼 수 있다.바랭은 "우리의 전략적 목표는 하루빨리 세계적인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그동안 지나치게 유럽에 집착한 기업이었다"고 털어놓았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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