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노키아가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과거 일반 휴대폰(피처폰) 시절 엎치락 뒤치락하며 시장을 주도했던 삼성전자와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노키아는 이달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OS) '윈도폰'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각오라 향후 윈도폰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 어떤 경쟁 양상을 펼칠 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20일(현지시간) 노키아에 따르면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해 2710만대보다 38% 감소한 1680만대를 기록했다.같은 시기 피처폰 판매량은 8980만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저가형 제품과 한 대의 휴대폰으로 두 개의 전화번호를 쓸 수 있는 제품이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인기를 얻은 데 따른 것이다.3분기 실적은 94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같은 손실폭은 시장 전문가 예상치보다 적은 수준이다.그러나 노키아의 실적이 예상보다 악화되지 않은 것은 스마트폰보다는 피처폰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에 여전히 내실은 없다는 지적이다. 피처폰 판매가 늘어나면서 손실폭은 예상보다 적었지만 휴대폰 사업의 주축인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해 노키아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안갯 속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반면 과거 피처폰 시절 노키아와 함께 글로벌 휴대폰 시장을 주물렀던 삼성전자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삼성전자는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노키아는 물론 애플까지 멀찌감치 따돌리며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갤럭시S2'가 지난 4월 출시 이후 꾸준히 인기를 끌며 1000만대 이상 공급되고 아이폰 신제품도 10월에야 출시되면서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20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같은 시기 아이폰 판매량은 1707만대다.이에 따라 노키아는 2분기 사상 처음으로 스마트폰 1위 자리를 애플에 내준 데 이어 3분기는 물론 앞으로도 당분간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려 1위 자리를 탈환하기 쉽지 않게 됐다.노키아와 삼성전자의 명운이 엇갈리게 된 것은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삼성전자가 애플 'iOS'의 유일한 대항마인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하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발빠르게 대응하던 시기 노키아는 자사 OS인 '심비안'만 고수하며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도 윈도폰을 탑재한 옴니아 시리즈의 실패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뒤쳐질 뻔했지만 곧바로 안드로이드로 갈아타며 1년여만에 애플을 따돌리는 성과를 이뤘다.노키아가 이처럼 부진을 좀처럼 털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키아는 이달말 윈도폰 7 '망고'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한다며 벼르고 있다.비슷한 시기 삼성전자도 윈도폰을 출시할 예정이라 윈도폰 시장을 놓고 양사가 지금과는 다른 경쟁 양상을 보일 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삼성전자는 옴니아 시리즈 등 지금까지 계속 윈도폰을 출시하긴 했지만 안드로이드에 집중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등으로 멀티 OS 전략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현재 윈도폰에도 눈을 돌리는 상황이다. 노키아가 승승장구 중인 삼성전자를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따돌리기는 쉽지 않지만 안드로이드와는 달리 강자가 없는 윈도폰 시장에서는 새로운 출발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만약 노키아가 윈도폰 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이뤄낼 경우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부진을 씻고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이에 따라 하반기 윈도폰 시장을 둘러싼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노키아가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룰 수 있을 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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