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로 출근하는 공무원들

감사원, 법인카드로 카드깡 등 중독자 188명 통보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공정거래위원회 차관보급인 A씨는 2009년 12월의 한 목요일 점심 무렵 사무실을 나와 강원도 정선의 카지노로 향했다. A씨가 이날 오후 2시58분부터 블랙잭 등의 게임을 즐기다 카지노를 나온 시간은 다음날 새벽 6시. A씨는 출근을 포기하고 곧바로 카지노 입장권을 구입, 일요일까지 나흘 동안 카지노 게임을 즐겼다. 그는 지난해 11월 감사원으로부터 근무시간 카지노 무단 출입이 적발돼 대기발령을 받았지만 이후에도 12월 한달 동안 7차례에 걸쳐 카지노를 드나드는 카지노 중독 증세를 보였다. A씨의 근무시간 카지노 출입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38회에 달했다. 그는 특히 업무추진 명목으로 받은 법인카드로 술값을 결제한 뒤 현금으로 돌려받는 '카드깡'을 통해 마련한 8555만원을 카지노에서 탕진하기도 했다.#지식경제부 산하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근무하던 B씨는 설 연휴기간이던 2009년 1월 강원도 카지노에서 블랙잭을 하다 게임비가 떨어지자 자신이 자금지원 업무를 맡았던 기업체 대표에게 전화해 190만원을 이체해달라고 요구했다. B씨는 다음 달에도 또 다른 업체 대표에게 전화해 도박비를 요구하는 등 세 차례에 걸쳐 440만원을 받아 게임비로 사용했다.#국립대학인 충주대의 C교수의 경우는 카지노 삼매경에 빠져 강의조차 내팽개쳤다. C교수는 2009년 4월 담당 강의를 조교에게 맡기고 밤새 게임을 하는 등 1009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모두 102차례나 근무시간에 카지노를 출입했다.감사원은 지난 4년간 20회 이상 카지노를 출입한 공직자 465명을 대상으로 한 특정감사 결과, A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근무시간 카지노를 무단출입한 100명에 대한 징계를 해당 기관에 통보했다고 6일 밝혔다. 공직자 188명에 대해서 도박중독 사실을 각 기관에 통보했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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