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우리금융그룹의 골칫덩어리 우리자산운용이 그룹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절치부심해 성공의 역사를 쓰겠습니다."차문현 우리자산운용 사장은 29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우리자산운용 '2020비전 선포식'에서 계열사 임직원에게 세번 90도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비전 발표에 앞서 '깍듯한' 90도 인사를 여러차례 하는 이례적인 풍경에 청중의 시선이 집중됐다. 상의를 벗은 채 헤드셋을 꽂고 연설문 없이 맨 손으로 연단에 선 차 사장은 말문을 열었다. 그는 "블루오션, 파워인컴, KW-8호 이름만 들어도 골치가 지끈거리시죠?"라며 "이제 그런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사죄했다. 불완전판매 등으로 그간 펀드투자자들의 속을 썩였던 상품명을 호명하며 '아픈 곳'을 스스로 꺼낸 차 사장은 진심어린 90도 인사를 통해 사죄의 마음을 재차 밝힌 것이다. 이어 "가만히 보면 어느 집안이나 골칫거리는 한둘씩 있다. 자식이 둘이면 하나는 모범생이지만 하나는 속을 썩이지 않냐"며 "하지만 결국 효도하는 자식은 모든 기대와 사랑을 받고 자란 모범생이 아닌 '꼴통'이라고 천대받은 자식이다. 고난속에서 스스로 깨우친 지혜가 있기 때문에 더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투자손실로 인한 소송 등으로 우리운용 역시 지난 순간 골칫덩어리 자식이었지만 그 고난으로부터 많은 것을 깨닫고 배웠기 때문에 앞으로 그룹의 대표 계열사로 성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한 것이다. 우리자산운용은 이날 '2020년 업계 1위'를 선포했다. 퇴직연금, 상장지수펀드(ETF), 헤지펀드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성장을 더욱 가속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차 사장은 "우리의 성공을 극대화하는 것은 바로 우리금융그룹 네트워크"라며 "국내 최대 영업점을 보유중인 우리금융그룹을 버팀목 삼아 업계 선두 운용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성공의 고삐를 더욱 조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네트워크 영업점은 현재 1319개로 KB금융(1143개), 신한금융(1096개)보다 많다. 그는 "내부 판매 비율을 50%만 유지할 수 있다면 그룹의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우리운용이 2020년 수탁고 200조원으로 가장 주목받는 운용사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운용이 업계 톱(Top) 비전을 달성, 그룹의 핵심 자산운용사로서 2020년 세계 30위를 목표로 하는 우리금융그룹의 성장에 큰 기여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자산운용업은 매일 불확실성과 싸우는 총성없는 전쟁터"라며 "조직 한사람 한사람이 금융 장인정신으로 똘똘 뭉쳐 2020년 자산운용업계 빅뱅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우리운용 전 임직원을 비롯해 우리금융그룹 이팔성 회장, 우리은행 이순우 은행장 등 우리금융그룹 계열 주요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서소정 기자 ss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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