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를 지켜라>, 새로운 세대를 열망하는 성장동화

<보스를 지켜라> 16회 SBS 수-목 밤 9시 55분보스도 사랑도 위기에 처했다. 차봉만(박영규) 회장의 퇴임 선언과 함께 DN그룹은 신숙희(차화연) 회장대행체제로 들어섰고, 주요 계열사 사업 책임자에서 물러난 지헌(지성)은 은설(최강희)에게 잠시 동안 결별을 고한다. 모두를 지키기 위해 “넘어지지 않고 지탱하고 서 있는 데” 온 힘을 쏟아왔던 슈퍼 비서 은설도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그동안 지헌의 공황장애 외에는 이렇다 할 시련과 갈등 없이 유쾌하게 이야기를 이끌어왔던 <보스를 지켜라>에 대단원을 앞두고 결정적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이 난관은 “겉만 늙은” 어른들이 벌여놓은 탐욕과 이기의 진흙탕 싸움에서 젊은이들이 그들을 뛰어넘어 성장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그 미숙과 성숙의 경계를 가르는 기준은 바로 “부끄러움”이다.엄마의 기대에 맞춰 살고자 했던 무원(김재중)이 은설로 인해 부끄러움을 알고 변화해간 것처럼 지헌 역시 아버지에게 “최소한 쪽팔린 건 아셔야” 한다 일갈하고, 나윤(왕지혜)은 엄마를 대신해 은설에게 미안하다 사과한다. 기성세대가 구축한 낡은 질서의 혁명적 전복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개선의 의지를 다짐하는, 더 이상 무력하지 않은 젊은 세대의 건강함은 이 드라마의 빛나는 성취다. <보스를 지켜라>의 이러한 이상은 SBS <시티홀>을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다. 두 드라마의 순진한 풍자 수준은 현실 정치와 재벌가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정면으로 담아내지는 못하지만, ‘계급장’이 아닌 인간을 지향할 때 ‘조국의 미래’가 있다는 동일한 메시지는 지금 이 시대가 가장 필요로 하는 미덕이기에 마음을 움직인다. 그런 면에서 <보스를 지켜라> 역시 로맨틱코미디의 외피를 입은, 새로운 세대에 대한 열망을 그린 성장동화다.<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김선영(TV평론가) <ⓒ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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