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 지난 7월 사업정상화 방안이 마련된 30조원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추진이 녹록찮다. 당장 공사비 1조4000억원 규모 랜드마크 빌딩 시공사 선정 공모조건에 대해 특정업체에 유리하다는 건설사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서부이촌동 주민보상 문제도 풀기 어려운 과제다. 대형 개발 호재에도 인근 부동산 시장은 조용하기만 하다. 용산역세권 개발은 어떻게 돼가고 있는 걸까.랜드마크 빌딩 시공사 선정 접수 마감일(23일)이 성큼 다가왔지만 건설사들은 여전히 눈칫싸움이다. 건설사들은 공모조건이 삼성물산에 유리한 쪽으로 짜여 졌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대형업체의 경우 5개 심사항목에서 대부분 만점을 받게 돼 시공능력평가액 부문에서 앞서는 삼성물산이 결국 수주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앞서 GS건설·포스코건설·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은 입찰 포기 의사를 내비추기도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순위를 뒤집으려면 전환사채(CD) 규모를 많이 써내야 하는데 사업성을 생각할 때 비용부담이 만만찮아 고심 중"이라고 말한다.하지만 이 개발사업의 자산관리회사(AMC)인 (주)용산역세권개발은 "공모조건을 변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건설업 공사물량이 많지 않아 대다수 건설사들이 대규모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최소 2~3개 업체는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랜드마크 시공사 선정이 마무리 되더라도 서부이촌동 보상문제는 넘어야 할 또다른 산이다. 서부이촌동은 아파트 2117가구와 상가 245개 등을 비롯해 모두 1만여명이 거주하는 인구 밀집지역으로 이주대상만 3840건에 달한다. 그런데 보상을 둘러싸고 업무대행을 맡은 SH공사와 주민간의 이견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주민들은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던 지난 2007년 시세를 기준으로 보상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SH공사는 토지보상법에 따른 감정평가 기준에 따라 원칙적으로 보상이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라서 양측간의 의견차가 좁혀지기 쉽지 않은 모양새다.용산역세권개발사업 정상화 방안이 마련된 지난 7월 이후 반짝하던 주변 지역 부동산시장도 지금은 썰렁하기만 하다. 정상화 방안에 대해 투자자들이 반신반의 하면서 거래가 미약한 상황이다. 오히려 사업추진이 더디다고 여겨 이전 투자자들이 매도 타이밍으로 여기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급매물로 처분하려 하진 않아서 매도시세는 수 개월째 제자리걸음 양상이다. 한강로 쌍용 스윗닷홈 전용면적 84㎡는 올 들어 6억8000만원대 수준의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용산 한강로 인근 H 중개업소 사장은 "사업이 무산됐다고 여긴 지난해에 비하면 낫지만 급물살을 탈 것 같았던 역세권 개발 사업 추진 속도가 붙지 않는 것으로 보이자 매수세도 함께 줄었다"고 전했다.정선은 기자 dmsdlun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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