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일본 엔화 가치가 역대 최고치의 벽을 허물었다. 미국 경기둔화 우려와 유럽 재정적자 위기로 세계경제 침체 공포가 커진 가운데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엔화가 결국 2차대전 이후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19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엔·달러환율은 개장 초반인 오전 10시20분 전일대비 0.62% 하락한 76.11엔으로 내려 3월 대지진 당시 세운 최저 기록 76.25엔을 넘어섰으며 이어 75.93엔까지 떨어지면서 76엔선이 깨졌다. 이날 엔 급등은 일본 외환정책 최고실무책임자인 나가오 다케히코(中尾武彦 )재무관이 “외환 시장 개입은 일상적인 수단이 아니다”라고 밝힌 것이 시장에 ‘당장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면서 투기성 매수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속 매수 움직임이 나오지 않고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긴급대책을 검토중이라는 보도도 나오는 등 추가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차익실현을 위한 엔화 매도세가 나왔고 엔·달러 환율은 다시 76엔대 중반으로 회복했다. 22일 오전 도쿄외환시장에서는 76.80엔대에 거래되고 있다.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와 BOJ가 계속 엔화 동향을 주시하면서 외환시장에 단독 개입할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BOJ도 추가 완화 정책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BOJ는 9월 6~7일로 예정된 금융정책회의 전에 임시회의를 열고 자산매입 규모 확대 등의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유럽 등 선진7개국(G7)차원의 공조가 어려운 상황에서 단독 개입의 효과는 지난 4일 개입처럼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이 가운데 일본 정부와 여당은 엔고로 피해를 보고 있는 일본 기업들에 대한 지원 방안도 검토 중이다. 우선 올해 2차 추경예산에 계상된 예비비 약 8000억엔을 활용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간사장은 21일 NHK방송에 출연해 “3차 추경예산안까지 기다릴 수는 없으며 필요하다면 예비비라도 투입해서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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