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취임 후 첫 국내 청소년 만나...'나눔과 베품의 자세 필수...미래 지도자인 여러분들이 유엔에 보다 많은 관심 갖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11일 인천 송도 인천대 강당에서 청소년 대상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머리는 구름 위에 두고, 발은 땅에 굳게 딛고서 계단을 하나씩 올라라."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재임 후 첫 고국 방문에서 자신을 '롤 모델'로 생각하는 '미래의 글로벌 리더' 청소년들을 만나 꿈을 심어 줬다. 유엔 사무총장 취임 이후 국내 청소년들로부터 닮고 싶은 인물 1위로 꼽혀 왔지만, 정작 국내 청소년들과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반 총장은 11일 오후 인천 송도 인천대학교 대강당에서 청소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선 "유엔에서 일하는 동안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급상승한 점을 실감하고 있다"며 청소년들이 이를 더욱 더 발전 시켜달라고 당부했다.그는 "유엔의 193개 회원국들이 모두 한국을 유엔의 이상과 가치가 가장 잘 실현된 나라로 보고 부러워한다"며 "감개무량하지만, 당연시하면 안 된다. 여러분들이 더 가꿔 나가고 더 발전시켜 나갈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어 청소년들에게 나눔과 베품의 자세를 강조하며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해달라고 당부했다. 반 총장은 "21세기의 세계는 하나의 지구촌이 됐다. 상호 공존ㆍ의존하는 시대로 나눔과 베품의 자세가 필수적이다. 여유가 없더라도 나보다 못한 사람을 도와주는 자세가 훨씬 더 값지다"며 "나보다 더 못한 동료나 친구, 사회, 국가, 전세계로 눈을 돌려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동참하는 것이 커다란 만족감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1일 인천 송도 인천대 강당에서 청소년 대상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반 총장은 또 현재 인류가 당면해 있는 막중한 과제를 상기시키며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 기후변화, 식량 위기, 에너지 부족, 물 부족, 질병, 여성 지위 향상, 등의 모든 것들이 전세계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과제"라며 "오늘은 내가 지도자이지만 미래는 여러분들이다. 유엔에 보다 많은 관심 갖고 성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반 총장은 중학생 시절 은사의 말씀을 소개하며 넓은 마음과 비전으로 세상을 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어느날 교장 선생님의 훈화에서 '머리는 구름 위에, 발은 땅에 굳게 딛고서 계단을 한 걸음씩 올라가라'는 말을 들었다"며 "이상은 높게 설정하되 현실을 직시하고 하나 하나 실천하라는 뜻으로 공직 생활 내내 머리에 두고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반 총장은 고3 시절 케네디 미국 대통령을 만나 영감을 얻어 외교관을 꿈꾸게 됐던 일화를 소개하며 청소년들에게 창의력을 키울 것, 큰 뜻과 대의ㆍ비전ㆍ열정을 가질 것, 옳지 않은 것을 과감히 고칠 수 있는 비판적 관점을 가질 것 등을 당부했다. 반 총장은 지난 6월 재선 성공 후 지난 9일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10일부터 14일까지 인천에서 열리는 2011 세계모의유엔회의 참석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오는 14일 고향 충북 음성 방문을 끝으로 출국한다. 한편 이날 특강에서 반 총장의 인기는 '한류 스타'를 방불케 했다. 환호성과 박수는 엄청났고, 심지어 몇몇 청소년은 반가운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 반 총장이 특강만 마치고 일정상 일문일답 등 스킨십 없이 퇴장하자 참석자들은 한동안 아쉬워했다. 아이 손을 잡고 행사장을 찾은 학부모들도 많았다. 한 학부모는 "영어를 잘하는 우리 애에게 반 총장이 좋은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싶어서 데리고 왔다"며 "너무 잘 온 것 같다. 아이가 반 총장의 좋은 얘기를 들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김봉수 기자 bskim@ⓒ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