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내리고 카톡 지원까지 나섰지만…블랙베리 '고전'

▲림의 새로운 스마트폰 '블랙베리 볼드 9900'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12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패리스 힐튼 등의 유명인들이 사용하며 유명세를 톡톡히 내리던 블랙베리가 국내서는 공짜폰으로 전락한데 이어 서비스 요금을 내리고 자체 서비스 대신 카카오톡 탑재까지 나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림(RIM)은 이달 초 블랙베리의 핵심 서비스인 블랙베리인터넷서비스(BIS) 요금을 종전 1만2000원에서 절반에도 못 미치는 5000원으로 인하했다. 블랙베리는 타 스마트폰과 달리 쿼티(QWERTY) 키패드를 내장하고 있다. 문자와 이메일을 정확하고 빠르게 보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BIS는 블랙베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이메일, 인터넷 서핑, 일정관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제공한다. 블랙베리는 별도의 서버를 두고 BIS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형태로 데이터를 가공하기 때문에 데이터 전송량도 적고 속도도 빠르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걸림돌이었다. 통상 스마트폰 사용자는 3만5000원 이상의 정액 요금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BIS 요금을 더할 경우 최소 4만7000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음성통화료를 더하면 금액이 만만치 않아 소비자들이 외면했던 것이다. 림은 BIS 가격을 내린데 이어 단말기도 공짜폰으로 판매하고 있다. 지난 5월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를 통해 최신 블랙베리 단말기를 공짜폰으로 판매한데 이어 최근에도 위메이크프라이스를 통해 단말기를 공짜로 판매했다. 림은 자체 서비스하는 무료 메시징 서비스 '블랙베리 메시징 서비스'의 사용이 저조하자 블랙베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카오톡 개발에도 나섰다. 카카오측에서 블랙베리용 카카오톡을 개발하고 있지만 개발비는 림이 지원한다. 당초 림은 블랙베리용 카카오톡을 이달부터 서비스할 예정으로 초기 개발을 마치고 베타 서비스에 들어갔다. 하지만 배터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현상이 발견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런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이 밝힌 블랙베리의 총 가입자 수는 7만명에 불과하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섰지만 1%도 채 되지 않는 것이다. 법인 사용자들도 애플 아이폰이나 삼성의 갤럭시S2 등으로 교체하는 사례가 많아 블랙베리의 고전이 계속되고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기준이 특정 기능에서 지원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블랙베리는 하드웨어,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서 경쟁 제품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명진규 기자 aeo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