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 석유 수출국기구(OPEC) 일부 회원국가들이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략 비축유 방출 결정을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온건파 그룹은 기존의 원유 증산 계획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원유 가격은 당분간 공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예상해 이틀간 하락했지만 장기적으로 공급이 부족해질 것을 우려해 다시 랠리를 이어갔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압달라 살렘 엘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다나카 노부오 IEA 사무총장과 만나 원유 소비자와 공급자를 위한 만남을 가지고 싶다”면서 “OPEC은 IEA의 비축유 방출 결정이 되풀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IEA의 결정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는 IEA 비축유 방출 결정과 관계없이 원유를 증산하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혀 OPEC 내에서도 원유 증산과 관련한 정책에 일부 혼선이 있음이 드러났다.WSJ는 사우디아라비아 증산 방침 유지는 IEA 비축유 방출과 관련한 OPEC의 원유 생산 감축 등 일부 보복 조치를 우려하던 시장에는 희소식이라고 평가했다.지난 8일 OPEC 정례 총회에서 원유 증산이 수포로 돌아간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는 하루 150만 배럴의 원유를 증산하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6월 들어 하루 50만 배럴을 증산해 일일 950~96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7월에 수요가 증가할 경우 한 차례 더 증산할 예정이다. 다나카 IEA 사무총장은 이번 방출 결정에 대해 “비축유 방출은 시장 연착륙을 위한 것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증산 정책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호재에도 원유 시장은 다시 제자리로 발걸음을 돌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88달러(2.02%) 오른 배럴당 94.77 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시장의 8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3.63달러(3.3%) 오른 배럴당 112.41 달러에 거래됐다.이로써 IEA의 전략비축유 방출로 하락했던 유가는 대부분이전 수준을 회복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IEA 조치 재평가로 유가 상승이라는 보도에서 한 달간 하루 200만배럴의 원유 증산에 맞춰져있던 트레이더들의 초점이 이후 몇 년간 원유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측면으로 옮겨갔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스캐피탈의 암리타 센 원유 애널리스트는 “IEA 조치는 단기적으로 원유 가격을 하락시키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원유 공급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이의원 기자 2u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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