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원대'비자금 조성혐의, 담철곤 오리온 회장 구속기소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사3부(이중희 부장검사)는 13일 3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ㆍ배임) 등으로 담철곤(56) 오리온그룹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검찰에 따르면 담 회장은 부인인 이화경(55) 그룹 사장과 함께 그룹 '창고지기'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조모(53ㆍ구속기소) 전략담당 사장, 김모(49ㆍ불구속기소) 온미디어 전 대표 등을 통해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을 계획ㆍ지시하고 조성된 비자금을 유용한 혐의다. 검찰은 담 회장에 이어 온미디어 김 전 대표와 김 전 대표에게 돈을 건낸 또 다른 김모씨, 위장계열사 아이팩 대표 김모씨 등도 불구속 기소했다. 부인인 이 사장은 비자금 조성에 직접 가담한 정황이 드러나지 않은 점, 남편이 구속된 점, 본인 건강이 악화된 점 등을 감안해 입건 유예됐다.이날 오후 2시엔 앞서 구속 기소된 조 사장과 미술작품으로 자금세탁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달 7일 구속된 홍송원(58) 서미갤러리 대표에 대한 공판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한창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조 사장은 비자금 조성의 핵심 인물로 지난 2006년 7월 강남구 청담동 고급빌라 '마크힐스'를 짓는 과정에서 시행사에 저가매도 조건을 대가로 40억원을 받아 이를 서미 갤러리를 통해 횡령하고, 10억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다. 검찰에 따르면 조 사장은 또 위장 계열사 아이팩의 중국법인 자회사 3개 업체를 인수하는 형태로 20억원을 횡령한 혐의, 아이팩의 김 대표와 함께 비상장 자회사를 저가로 평가하고 매매해 31억3400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아이팩 전 임원의 명의를 통해 급여ㆍ퇴직금 명목으로 38억 3500만원을 빼돌린 혐의, 법인차량을 개인용도로 활용하면서 보험료ㆍ리스대금 등 10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계열 건설사를 개인주택 건설에 이용해 6600만원의 비용을 덮어씌운 혐의 등도 있다. 조 사장이 빼돌린 40억원에 대해 미술품 매매를 가장해 범죄수익을 감추는데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서미갤러리 홍 대표는 이날 공판에서 "무죄를 밝히기 위해 법정에 섰고 범죄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씨 측은 또 서미갤러리에서 개인적으로 5억5천만원을 유용한 혐의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유용부분에 대해서도 이미 모두 입금해 피해를 회복했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공판의 끝에서 따로 분리 가능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 사건을 병합해 오늘 29일 오전 10시 다음 기일을 열기로 했다. 29일 공판엔 담 회장, 조 사장, 홍 대표 등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인물이 모두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어서 오리온 비자금의 윤곽은 보다 뚜렷해질 전망이다. 한편, 담 회장 구속 당시 160억원 규모로 알려진 오리온 비자금은 이후 담 회장의 자택에서 발견된 그림에 대한 혐의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300억원 규모로 부풀었다. 정준영 기자 foxfu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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