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준영 기자]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주변국간의 해묵은 갈등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중국은 최근 베트남, 필리핀과 영유권 문제로 정면 충돌하고 있고, 미국과의 관계도 불편해졌다.
영유권 분쟁의 핵심지역은 시사군도 (파라셀군도) 와 난사군도 (스프래틀리군도) 로 중국은 노골적으로 침략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지난달 26일 베트남 중남부 나트랑에서 동북쪽으로 120㎞ 떨어진 남중국해 해상에서 중국측 순시선들이 베트남의 석유·가스 탐사선 빈민 (Binh Minh) 2호가 탐사작업을 위해 쳐놓은 케이블선을 끊어버린 일이 발생하면서 양국간 국민감정은 극에 달하고 있다.지난 5일에는 300여명의 베트남 시위대가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이례적으로 항의 집회를 열기도 했다.다른 당사국인 필리핀은 급기야 지난 7일 볼테르 가즈민 국방장관이 남중국해에 군대를 주둔해줄 것을 미국에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특히 중국은 대형 심해 시추플랫폼 ‘해양석유 981’ 을 오는 가을쯤 남중국해 탐사작업에 투입할 예정이어서 이 지역의 긴장감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그렇다면 중국은 왜 남중국해 진출에 집착할까?남중국해는 석유·가스 등 자원이 풍부한 데다, 전세계 해상무역의 4분의 1 가량이 통과하는 요충지이기 때문이다.그렇다손 치더라도 중국이 주변국과 철천지 원수가 되면서까지 그 지역을 움켜질 절박한 이유가 있을까? 흔히 중국은 땅덩어리가 크고 자원이 풍부하다고 생각한다.하지만 실제로 중국은 비좁다. 물자도 부족하다.중국은 동부해안도시만 풍족할뿐 서부지역은 황무지가 많다.
중국에서 진행이 완료됐거나 진행중인 사막지역은 2008년 현재 198.24만㎢로 전체 면적의 20.6%에 달한다. 남한면적의 20배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크기다.설상가상으로 중국의 사막화 현상은 개선되기는 커녕 악화일로에 있다. 1980년대는 매년 제주도 넓이만 한 약 2천㎢의 땅의 사막화가 진행되더니 2000년대 들어와서는 충청북도 면적만한 7천여 ㎢의 토지가 사막으로 변모되고 있다. 비단 사막뿐만이 아니다. 시장(西藏 티벳)과 칭하이(靑海)의 대부분, 스촨(四川)과 신장 (新疆), 간쑤 일부지역은 보통 사람이 산소통없이는 호흡하기조차 곤란한 해발 3천에서 7천미터 이상의 고산지대다. 이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중국 전체 면적의 5분의 1이다. 결국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80% 에 이르는 미국과 달리, 중국에서 경작할 수 있는 토지는 불과 15%밖에 되지 않는다. 석유나 철광 등 지하자원도 미국이나 러시아의 3분의 1 수준이다.땅은 비좁고, 자원도 부족한 중국이 13억 인구를 먹여살리는 방법은 동진 (東進) 을 통한 해양 영토확보 밖에 없다.중국이 미국과 함께 세계를 주도하는 명실상부한 G2가 되기 위해서는 태평양을 반분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남중국해를 밟고 가야 한다.동진 정책은 중국으로서는 절대절명의 과제다. 외교책으로 풀수 없는 주변국들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안준영 기자 daddyandre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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