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남자의 로망(?)' 람보르기니를 여성이 몰다

[화성=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운전에 자신이 없으신 기자분은 죄송하지만 시승을 자제해주세요."첫 만남부터 다르긴 달랐다. 주최 측은 여기자가 못 미더웠는지 사색이 된 얼굴을 애써 감추며 조심스레 당부의 말을 건넸다. 한마디로 '고가의 수퍼카이니 사고 치지 말라'는 뜻이었다.어쩔 수 없는 불안감을 안고 시작된 시승. 내 안의 질주 본능을 자극한 주인공은 바로 람보르기니의 엔트리 모델 '가야르도 LP550-2'다. 국내 진출 이후 처음으로 2억원대 후반(2억9000만원)으로 가격을 낮춘 람보르기니 중 가장 싼(?) 차량이다.람보르기니 수입사인 람보르기니서울이 시승 행사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 올해 한국 시장에서의 저변 확대를 일찌감치 선언한 덕을 톡톡히 누릴 수 있었던 기회였다. 수퍼카의 성능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장소는 화성에 위치한 자동차 성능 시험 연구소가 채택됐다. 과속 카메라는 없었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이날 최고 속도는 200km/h 안팎으로 제한됐다.
차의 외관은 소유욕을 자극할 정도로 아름답다. 색상도 나무랄 데가 없을 정도로 수려하다는 첫 느낌이 들었다. 행사가 모두 끝난 뒤엔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차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이탈리아 전문 강사의 시범 주행을 옆에서 한 차례 지켜본 뒤 본격적인 단독 시승이 진행됐다. 역시 '안전을 위해 옆자리에 동승자를 두지 않겠다'는 주최 측의 설명이 심리적 압박으로 다가왔다. '죽으려면 혼자 죽으란 뜻이냐'는 우스갯소리가 쏟아졌다.시승은 두 가지 방식이었다. 고속 주행이 가능한 널찍한 트랙을 2~3바퀴 도는 것과 슬라럼(장애물로 구성된 곡선 주로) 코스에서 성능을 테스트하도록 했다.일반적인 차와 달리 기어 박스에는 기어가 없다. 대신 3개의 버튼이 자리하고 있다. SPORT, A, CORSA 모드를 정하는 버튼인데 이날은 A(자동 변속) 모드를 권고하는 분위기였다. 아니면 스티어링 휠(핸들)에 달린 패들쉬프트를 밀고 당기면서 기어 변속을 하도록 돼 있는데 고가의 차라는 부담에 A 모드로 시승을 했다.가야르도 LP550-2는 차량 이름에서 성능을 가늠할 수 있다. 550은 마력을, 2는 이륜 구동을 의미한다. 후륜 구동 모델로 8000rpm에서 최고 출력 550마력을 내며 최대 토크는 55.06kg·m(6500rpm)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9초에 불과하다. 최고 속도는 320km/h에 달한다.고속 주행로에서 튀어나가는 능력은 운전자가 온몸에 힘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상체가 뒤로 젖혀질 정도였다. 딱딱한 브레이크는 여성 운전자에겐 다소 부담이었다. 하지만 평소 속도감을 즐기는 편이라 200km/h에 달하는 짜릿한 경험은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다.이날 행사에서는 시승 외에 볼거리도 풍성했다. 람보르기니 서울은 트랙 데이 현장에 향후 국내에 출시할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50-2 트리콜로레 및 가야르도 LP570-4 스파이더 퍼포만테를 전시한 것. 각각 3억2500만원과 4억8000만원으로 가격이 책정된 차량이다.가야르도 LP550-2 트리콜로레는 람보르기니가 이탈리아 통일 15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모델로 이탈리아 국기를 상징하는 레드, 화이트, 그린 등 3가지 컬러를 적용해 내·외관을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특히 가야르도 LP570-4 스파이더 퍼포만테는 가야르도 라인업의 초경량 모델인 가야르도 LP570-4 슈퍼레제라를 기반으로 만든 컨버터블 모델로, 차체 내외관 대부분에 탄소섬유를 적용해 LP560-4 스파이더 대비 무게를 65kg 줄여 총 중량이 1485kg에 불과하다.버톨리 지나르도 람보르기니 한국·일본 지사장은 "람보르기니의 강력한 성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트랙 데이 행사를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할 수 있었던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행사는 총 8대의 가야르도가 투입되면서 이탈리아 본사에서 파견된 전문 강사진들이 함께한 대규모 행사로, 참가자들이 수퍼카 람보르기니의 진면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소개했다.그는 이어 "람보르기니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 수퍼카 시장에 큰 기대를 갖고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으로, 람보르기니서울은 2억원대의 수퍼카인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50-2에서부터 국내 컨버터블 모델 중 가장 빠른 가야르도 LP570-4 스파이더 퍼포만테에 이르기까지 총 7종의 가야르도 라인업을 출시해 한국 수퍼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화성=김혜원 기자 kimhy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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