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에 공부만 하는 '공부벌레'는 없다'

"공부나 축구 가운데 한 가지가 아니라 이 모두를 잘하는 게,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해요." 하버드대 축구팀에서 뛰고 있는 재미동포 2세 알렉스 최(24)는 23일 고려대 축구팀과 가진 친선경기를 마친 뒤 하버드대 입학을 꿈꾸는 한국 학생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박은희 기자]"보통 공부나 축구, 어느 하나만 집중해서 하는데 그래선 절대 안돼요."공부는 물론 축구와 학교생활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잘' 하는 하버드대 축구팀 알렉스 최(24) 선수에게 하버드대 입학비결을 묻자 돌아온 답이다. 한국 학생들은 공부나 축구 가운데 하나만을 집중해서 잘하려고 하는데 그것 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알렉스 최는 축구는 물론 학업과 봉사활동, 다양한 경험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2007년 하버드대 입학에 성공했다. 23일 오후 서울 고려대학교 녹지운동장에서 만난 재미동포 2세 알렉스 최는 거침이 없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하버드대 축구팀 미드필터로 뛰어 온 그는 팀에 합류한 첫 해 3골을 넣었을 만큼 축구에 두드러진 재능을 보였다. 텍사스 플라노 웨스트 고교 축구팀에선 주장으로 뛰며 실력을 발휘했다. 그러던 중 하버드대 축구팀 감독에 눈에 띈 게 하버드대 입학의 발판이 됐다. 하지만 그가 하버드대에 들어갈 수 있었던 건 축구를 잘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성적, 봉사활동 등 엄격한 자격 요건을 필요로 하는 미국 전국우수학생회(National Honor Society)에서 활동한 경력과 소외 지역에서 집짓기 운동을 하는 해비타트 단체(Habitat for Humanity)에서 일한 경력, 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한 경력, 학교에서 하는 과학 경연대회에서 상을 받은 경력 등이 입학 인터뷰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축구, 학업, 봉사활동 등에서 두루 뛰어난 모습을 보였던 그는 그렇게 하버드대 경제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는 이후 하버드대 축구팀 주축으로 뛰며 축구와 공부에서 모두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경기를 앞뒀더라도 수업엔 절대 빠지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진 하버드대 축구팀에서 훈련을 해 온 그는 학업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2007년과 2009년에 아이비리그 금주의 선수에 선정되는 등 상을 4번이나 받았다. 알렉스 최는 고려대학교(총장 김병철)와 한국과학기술캠프협회(회장 성수목), 하버드 프로젝트 코리아(대표 김호경)가 마련한 고려대-하버드대 친선 축구 경기 참가를 위해 4일 전 한국에 입국했고, 이날 오후 고대 녹지운동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후반 21분께 동점골을 넣어 하버드대 팀의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하버드대 팀은 경기 종료 직전 한 골을 추가하면서 전반 16분께 선제골을 넣은 고대 팀에 2대1로 역전승을 거두었다. 하버드대 축구팀은 2009년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아이비리그에서 14승1무 4패를 기록하며 우승했고, 1968년 이후 13번 우승한 기록을 갖고 있는 강팀이다.경기가 끝난 뒤 알렉스 최는 "부모님의 고향인 한국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인데 이렇게 골까지 넣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입학을 꿈꾸는 한국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말에는 "공부나 축구 가운데 한 가지가 아니라 이 모두를 잘 하는 게,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웃어보였다.성정은 기자 jeun@박은희 기자 lomorea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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