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다시 한번 동반성장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대·중소기업 관계에 많은 변화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이 있다". "대기업이 동반성장이라는 관점에서 기업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등 강도 높은 언급을 쏟아냈다. 특히 "총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며 직접 대기업 총수를 겨냥했다.이같은 배경에는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에 대기업이 겉으로는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실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관계는 여전히 불공정한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일부 대기업 총수가 동반성장에 대해 비토를 놓는 듯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동반성장 임기내 정착"= 이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가장 주목할 부분은 "대기업 문화가, 총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그랬을 때 지속적인 동반성장 문화를 굳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대목이다. 기업의 투명성이나 기업인의 사회공헌과 관련된 주제가 아니라 '동반성장'을 강조하면서 총수 문화를 거론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최근 동반성장 차원에서 중소기업 지원 등 여러 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대기업 총수들의 태도는 여전히 미지근하게 느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동반성장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라며 "결국 총수들의 생각이 바뀌고 그것이 기업문화로 뿌리내려야 진정한 동반성장이 가능한데 아직은 이런 변화가 부족한 것이 사실 아니냐"고 지적했다.이 대통령은 "대기업 제품이 자동차든 반도체든 중소기업 제품이 모여 대기업 제품이 되기 때문에 대기업은 중소 우수제품이 모여서 대기업 제품이 이뤄지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한편으로 고마움을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이 발언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단순한 하청업체로 인식하고, 대·중소기업이 종속적인 관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역시 대기업 총수부터 인식의 전환 없이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차원에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레임덕(권력누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동반성장 정책 만큼은 임기말까지 챙기겠다는 의지가 담겨져있다"며 "동반성장이 대충 끝낼 정책이 아니라는 점을 대기업이 인식해야 한다"고 전했다.◆중소기업 역할도 강조=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인에 대해서도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 대표가 집안 살림인지 회사 살림인지 구분 못하면 안된다"며 투명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내가 (젊었을 때) 지방 중소기업에 잠깐 간 일이 있는데 그때 중기 하시 분이 되게 좋아하셨다. 얼마 있다가 나 보고 '일 빨리 끝내고 매일 내 아이 과외 좀 하라' 이러더라"면서 "그 분이 공사를 구분을 잘 못하더라"고 경험담을 소개했다. 동반성장과 관련해서는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납품하는 것에 고마워하고 서로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며 대기업과 건전하고 협력적인 관계를 모색할 것으로 주문했다.이 대통령은 또 "대기업이 잘 돼야 되지만 중기가 튼튼해야 국가 허리가 튼튼하다"며 "중소기업이 튼튼하게 자리를 잡아줘야 한다"고 밝혔다.이어 독일의 중소기업을 소개한 후 "중소기업이 (규모가) 작다고 남에게 보호받겠다는 생각 말고 중소기업 제품과 기술이 없으면 안된다 이렇게 돼야 그런 (독일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경쟁력 있는) 제품 여러 개가 나오더라 "고 설명했다.청와대의 한 참모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가 한 단계 발전해야 건전한 동반성장을 할 수 있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중소기업에 일방적으로 편을 드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조영주 기자 yjc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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