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근 SH공사 사장
'先투자 後회수' 방식..임대사업비 현실화 돼야[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유민근 SH공사 사장은 경영혁신의 의지가 뜨겁다. 민간 출신 첫 서울시 SH공사 사장으로 취임 초부터 청계천 이주상가로 개발된 가든파이브(옛 동남권유통단지) 공실과 그에 따른 각종 민원에 시달려야 했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급증한 부채를 지적받아 '빚더미 공기업'이라는 오명(汚名)을 썼다. 성과금 논란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고 문정도시개발사업구역(문정지구) 보상비리 의혹으로 SH공사는 지난해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성공적인 시범 뉴타운으로 평가받고 있는 은평뉴타운에 대한 여론의 시선도 항상 고운 것만은 아니었다.유 사장은 취임 초기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책임본부제를 시행해 각 사업본부별 실적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인사고과에 반영했다. 가든파이브 현장을 자주 찾아 분양률을 챙기는 등 민간 마인드의 현장주의 경영을 폈다. SH공사가 내놓은 장기전세주택 '시프트'(Shift)는 전세대란 속에서 제대로 평가받았다. 공기업 최초로 팀장급 이상 직원의 재산등록제도를 시행하고 지난주에는 비리신고 포상금을 현재 최고 2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높이는 등 비리신고 제도 활성화 계획을 밝혀 청렴의지를 드러냈다.그럼에도 잘한 일보다는 잘못한 일에 혹독한 질타가 뒤따르는 것은 사회적 책임이 첫번째 원칙인 공기업이 짊어진 숙명이다. 지난 22일 SH공사 본사에서 유 사장을 만나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SH공사를 부채 많은 공기업이라고 하는데.▲창립 이후 22년간 단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선(先)투자 후(後)회수'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대규모 사업 전에는 금융부채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임대주택 관리운영에서 발생하는 운영부채가 증가하는 등 부채가 늘긴 했다. 공익사업 구조상 어쩔 수 없지 않나.이런 금융부채는 사업관리와 차입금 집중관리를 통해 차입 규모를 낮추고 있다. 2009년 말 13조5571억원이던 차입금은 지난해 말 12조7516억원으로 8155억원 줄었다. -임대사업비 적자가 3000억원을 넘어섰다. ▲최근 5년간 임대사업비 손실누계가 3370억원이다. 서울시와 SH공사가 지난 7년 간 임대아파트의 임대료와 보증금을 동결했다. 그러면서 SH공사 임대아파트의 임대료와 보증금이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 대비 80%, 민간대비 35% 수준으로 지방과도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그러면서 관련 손실이 급증했다.서울시와 SH공사는 임대사업비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임대사업비 현실화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임대주택법 개정을 요구한 상태다. -부채를 더 줄여야하지 않나.▲은평뉴타운사업, 가든파이브 조성, 마곡도시개발사업 등 대규모 택지개발과 건설공사를 선투자 방식으로 진행하다보니 부채가 늘었다. 공사가 마무리되는 2014년까지 대부분 회수가 가능하다. 악성 부채가 아니다. 시급한 것은 임대주택 제도를 현실화 해 부채 비율을 낮추는 것이다. SH공사는 임대주택 총 건설재원의 51.3%를 자체적으로 부담하고 있다. 재정지원이 늘어야 한다. -올해를 청렴의 해로 정했다. 잇단 비리의혹 때문인가.▲공공기관에서 청렴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어떠한 조직이건 올바른 길을 선택해야 할 도덕적인 책임이 있다. 다양한 청렴개혁 제도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직원재산등록제와 청렴암행어사 감찰이 대표적이다. 청렴암행어사는 내부 직원 단속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도입했다. 비리신고 포상금도 10배로 높였고 청탁이나 부당한 업무지시를 신고할 수 있는 직통전화도 개설했다. -뉴타운의 문제점에 대한 논란이 있다. 서울 도시재개발 등의 사업은 꼭 필요한가.▲서울시내 개발가능한 대규모 택지는 한계가 있다. 주택 공급이 점차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도시재생사업에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 도시재생본부 기능을 강화해 공공관리 시행에 따른 '위탁관리자'와 '총괄사업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앞으로 도시환경정비사업, 재건축 등 도시기능을 회복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역세권 중심으로 도시형생활주택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한 사업방향이다. -가든파이브에 대해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가든파이브 상가 활성화를 위협하는 불순한 세력이 최근 전원 구속됐다. 이들은 선행칭찬본부라는 그럴듯한 명칭을 사용하면서 가든파이브의 이권을 챙기기 위해 폭력과 협박 등 갖은 악행을 저질렀다. 그동안 상가 활성화에 큰 걸림돌이었다. 현재 가든파이브는 계약률이 80%에 육박하고 있다. 앞으로 입점촉진과 마케팅활동에 주력하겠다. 최근 물류단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사업 협약도 체결돼 물류사업도 본격화될 것이다.김민진 기자 asiakm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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