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한달, 일본에 가보니..
3대 자동차 공장 조업 준비..日 정부 내수진작 안간힘[도쿄(일본)=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 '그들에게 시련은 있지만 좌절은 없었다. 두려움은 계속 진행형이지만 서로가 연대감으로 이겨내고 있다. 죽은 자에 대해 슬퍼하기 보다는 산자들이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미래를 준비한다.''3·11 대지진'이 발생한 지 꼭 한 달째인 지금 일본은 하루에 4계절을 치루는 듯하다. 매일 온도의 일교차가 아닌, 계절의 차이를 겪는 양상이다. 극과 극의 상황이 혼재되는 그 와중에도 그들의 얼굴은 한결같이 '일상으로의 복귀'에 모아졌다. 대지진과 쓰나미, 방사능오염 및 여진 공포는 여전하지만 공장 조업재개, 피해복구, 감사 인사 등 부활의 물꼬가 동시에 트여지고 있는 것. 휴일이었던 10일 오후 일본 도쿄의 쇼핑 중심지인 긴자역 인근과 전자상가가 밀집해 있는 아키하바라, '젊음의 거리' 하라주쿠 등 중심가에는 나들이에 나선 인파로 거리가 가득했다. 대지진 이후 이어지던 자숙의 분위기가 점차 누그러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긴자역에서 만난 스즈키(42)씨는 "가족들과 함께 옷을 사기 위해 쇼핑을 하러 나왔다"면서 "조금씩 일상생활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반해 원전 대표 피해지역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인근 지역은 피해복구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방사능 공포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제1원자력발전소 반경 20㎞ 이외의 지역 가운데 누적 방사선량이 높은 후쿠시마현 북부 등 지역에 대해 새로운 대피 지시를 내렸다. 이러한 와중에 일본 산업계는 다시 기지개를 켜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지진과 쓰나미 여파로 부품 공급라인이 붕괴, 조업이 일부 중단된 도요타와 닛산, 혼다 등 3대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달 내로 일본 내 공장조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또 히타치 등 일본 부품ㆍ소재 기업들도 현재 멈추고 있는 공장 가동을 재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코트라 도쿄지사의 신환섭 센터장은 "자동차 등 조립업체와 부품ㆍ소재 기업들이 최근 다시 공장을 재가동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현지 상황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최근에는 공익광고 등을 통해 대지진 이후 급격히 줄어든 소비를 진작시키려는 노력도 펼쳐지고 있고, 다시 예전처럼 생활하자는 이야기가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일본인들이 방사능에 대한 공포를 마음 속에 감추고 '우리는 할 수 있다'며 다시 예전처럼 쇼핑하고, 회식하고, 생활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면서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면서 차근차근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향후 관건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불거진 전력공급 부족이라는 게 중론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수도권 여름철 전력공급이 최대 4500만㎾로 최대 수요(6000만㎾)보다 1500만㎾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아직도 불확실성이 사그라들지 않는 상태에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또 한번 '잃어버린 10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팽팽한 긴장감 속에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일본의 모습은 대한민국 뿐아니라 지구촌 모두가 스스로를 되돌아 보게 끔 하는 '학습 효과'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도쿄(일본)=김진우 기자 bongo7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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