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어? 100원 아니에요?"주유소 직원 "우리는 80원만 인하해요" 7일 정유사들이 일제히 기름값을 인하하면서 '출근 주유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주유소마다 인하폭이 달라 직원과 고객 사이에 작은 승강이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주유소는 인하폭을 정하지 못해 전날 가격 그대로 판매하는 바람에 소비자들이 발길을 돌리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서울 남태령에 위치한 A 주유소는 전날보다 ℓ당 80원 내린 가격에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다. 주유소측은 "100원 인하는 본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면서 "판매가는 주유소마다 알아서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100원을 인하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고객들과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러 인하 당일 기름을 넣기 위해 며칠을 기다렸다는 한 고객은 "100원 내린 줄 알았는데 80원만 내렸다는 건 좀 당혹스럽다"고 털어놨다.금천구에 있는 B 주유소는 전날 대비 ℓ당 70원 할인된 가격표를 아침 개장에 맞춰 내걸었다. 주유소 종업원은 "다른 곳보다 평소 가격이 싸기 때문에 70원만 내려도 소비자들에게는 혜택이 크다"고 귀띔했다.업계는 직영 주유소와는 달리 개인 주유소는 가격 결정을 자체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할인가가 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00원 인하'가 본사에서 주유소로 공급하는 가격을 기준으로 한 만큼 실제 판매가는 현장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아예 가격을 내리지 않은 곳도 있다. 창덕궁에 있는 C 주유소는 휘발유 가격이 2119원으로 전날과 같다. 주유소 직원은 "어제와 오늘 아침까지 사장이 특별히 가격 인하를 말하지 않았다"면서 "가격을 인하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가격이 전날과 같자 일부 소비자들은 격하게 항의했다. 제네시스를 타고 찾은 한 운전자는 "기름값이 내린 줄 알고 가득 채웠는데 어제 가격 그대로"라며 "넣은 기름을 다시 뺄수도 없지 않느냐"며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또 다른 쏘나타 차량 운전자는 직원에게 기름값을 묻더니 "왜 여기는 안 내렸냐"고 쏘아붙이고는 곧바로 나가버렸다. 정유사 관계자는 "SK주유소는 카드 결제를 통해 일괄적으로 인하해주지만 나머지 정유사는 공급가를 할인하는 방식"이라며 "이 때문에 주유소마다 할인가가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정일 기자 jay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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