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는 웁니다

고유가에 매물 급증··준대형급 시세 200만원씩 떨어져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천정부지로 치솟는 유가에 중고차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기름값 상승에 못 이긴 운전자들이 잇달아 차량을 매물로 내놓고 있는 반면, 사려는 사람은 없어 중고차 거래가격이 하락하는 양상이다. 공급이 수요를 웃돌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셈이다.국내 최대 중고차 매매조합인 서울자동차매매조합에 따르면 최근 중고차 판매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거래대수는 250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최도규 서울매매조합 시세 담당 차장은 "조합 회원사 기준으로 성수기에는 일반적으로 하루 400여 대 정도 거래되고 있지만 최근 들어 고유가 때문에 자동차 구매에 소극적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연비가 떨어지는 준대형급 이상 차량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이 현저하다. 고유가 압박이 심한 준대형차 매물이 늘면서 중고차 시세에 반영되는 것이다.매매조합에 따르면 대형차 가운데 쌍용차 체어맨의 가격하락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식 체어맨W V8500리무진의 신차 판매가격은 9848만원 수준이지만 3월 중고차 시세는 7600만~8400만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 거래에서는 이보다 200만원가량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신차 가격이 1억900만원인 2010년식 에쿠스 VS460 프레스티지 중고차 가격은 8300만~9200만원, 4890만원인 2010년식 뉴 오피러스 330 프리미엄은 3600만~4000만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실거래 가격은 시세보다 100~150만원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매매조합 관계자는 "에쿠스 가격은 한달 새 100만원 이상 하락했다"고 말했다.2010년식 그랜저TG의 경우 고급 사양 트림 가격이 오히려 하위 트림보다 낮게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랜저TG L330 프라임 신차 가격은 3592만원인데 중고차 값은 2500~2800만원이다. 반면 이보다 한단계 낮은 3403만원 Q270은 2600만~2800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감가율이 낮아 중고차 시장에서도 절대 강자로 통했던 기아차 K5 역시 가격 하락이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K5 2.0 가솔린 디럭스의 감가율은 7.0%까지 상승했다. 중고차 거래업체인 SK엔카는 "아직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거래 부진이 나타날 경우 50만원 가량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또 다른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거래가 없어 사실상 정확한 시세는 없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한편 경차와 소형차 수요는 꾸준한 양상이다. 이에 따라 가격 역시 보합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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