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고집을 부릴 만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이메일 푸시(Push)' 기능은 오바마 대통령이 반할 정도로 뛰어났다. 업무상 이메일 송수신이 잦은 직장인에게는 리서치인모션(이하 림)의 스마트폰 블랙베리가 맞춤형 스마트폰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블랙베리 시리즈의 이같은 강점은 '블랙베리 토치 9800'에서도 마찬가지였다.토치와 다른 제품과의 가장 큰 차별점은 역시 이메일 기능이었다.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할 경우 일일이 이메일 계정에 접속해 이메일을 확인해야 하지만 토치를 사용하니 실시간으로 메일을 받아볼 수 있었다. 터치만 하면 곧바로 메시지를 열어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이메일 외에 트위터, 페이스북, 블랙베리메신저 등도 마찬가지였다. 쉴새없이 울리는 메시지 수신음에 하루 종일 토치를 들여다봐야 했지만 그만큼 편리했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위해 탄생한 스마트폰이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았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모든 데이터를 검색해주는 '유니버설 검색' 기능도 눈에 띄었다. 검색어를 입력하면 이메일, 메시지, 연락처, 음악, 비디오 등을 동시에 검색해 결과를 볼 수 있다.문제는 속도다. 웹킷 브라우저를 활용해 이전 블랙베리 시리즈들보다 웹서핑 속도를 3~4배 높였지만 애플 아이폰이나 구글 안드로이드폰에 비하면 여전히 느렸다. 성격이 급한 사용자라면 기다리기 답답한 측면도 있을 듯 하다.그립감(손에 쥐는 느낌)은 좋았다. 후면에 플라스틱 소재를 덧대 부드러운 느낌을 높였다. 다른 제품들보다 부드러운 촉감에 휴대폰을 사용하는 내내 후면을 쓸어내리게 됐다.외형상으로 볼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풀터치기능을 추가하면서 쿼티(QWERTY) 자판을 슬라이드 아래로 밀어넣은 것이다. 터치폰에 익숙해져 블랙베리의 키패드를 누르는 게 불편했던 사용자들로서는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블랙베리를 처음 접해 본 사용자로서 느낀 점은 굳이 키패드를 탑재할 필요가 있을까였다. 터치와 비교할 때 불필요하게 힘을 들여 자판을 누를 이유가 없어 보였다. 자판 크기도 워낙 작아 옆에 있는 자판을 잘못 누르는 실수도 여러 번 반복됐다. 자판을 볼록 튀어나오게 해 이같은 실수를 최소화하려고 했지만 아예 막을 수는 없었다.오히려 키패드를 없애고 디스플레이 크기를 키우는 게 좋았을 것 같다. 토치의 화면 크기는 3.2인치로 애플 '아이폰(3.5인치)'이나 삼성전자 '갤럭시(크기 4.0인치)'보다 작다. 큼직한 화면의 갤럭시를 사용하다가 토치를 사용하니 다소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화질도 아쉬웠다. 토치의 해상도는 HVGA(320x480)급으로 애플 '아이폰(640X960)'이나 삼성전자 '갤럭시(해상도 800X480)'보다 뒤쳐진다.일반적인 사용자들이라면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업무상 이메일 송수신이 잦고 이동이 많은 직장인이라면 토치만한 제품도 없어보였다.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바쁜 직장인들에게는 이메일 푸시 기능 하나만으로도 토치가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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