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재계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초과 이익 공유제(이하 이익 공유제)'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굳혔다.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이익 공유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10일 "이익 공유제가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회장단 회의에서 특별히 거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회장단 회의 후 기자 브리핑에서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이익 공유제에 대해) 구체적인 안이 나오면 그때 검토를 해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이는 표면적으론 이익 공유제에 대해 재계가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작년에 전경련 차원에서 발표한 중소기업 자금지원과 생산기술 이전 등은 현재 개별적으로 잘 하고 있다"고 밝힌 대목에선 이익 공유제에 대한 재계의 거부감이 묻어난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이익 공유제에 대해 반감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회장단 회의 참석에 앞서 이익 공유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사회주의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자본주의에서 쓰는 말인지, 아니면 공산주의에서 쓰는 말인지 도대체 모르겠다"며 작심한 듯 쏴붙였다.이익 공유제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3일 동방성장지수 계획을 발표하며 도입 의지를 피력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후 김황식 국무총리와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사실상 반대 입장을 취하는 등 그 동안 주로 정치권에서 공방이 이뤄졌다.이날 전경련이 이익 공유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건희 회장의 발언을 계기로 내부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 진행되는 공방이 확산될 경우 재계가 한 목소리로 대응할 것으로 관측된다.재계 임원은 "건강한 자본주의와 창의적 시장경제를 강조한 이날 전경련 발표문도 외부 간섭이 아닌 자율적인 동반성장을 역설한 것"이라며 "전경련 회의를 계기로 재계가 이익 공유제에 대해 보다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한편, 이날 전경련 회의에서는 허 회장 취임 후 첫 회의인 만큼 재계의 사회적 책임과 전경련 역할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회장단은 우리 경제가 5% 이상의 꾸준한 성장을 통해 2030년까지 1인당 소득 10만불, 세계 10대 경제 강국 시대를 열어가는 청사진을 만들어 가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자고 뜻을 모았다. 또한 전경련이 국가경제 전체 차원에서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경제 단체로 발전해야 한다는 데도 공감했다.이정일 기자 jay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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