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장남 세창씨, 금호석화 1.42% 처분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형제간 계열분리가 가속화되고 있다. 박삼구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전무가 금호석유화학 지분 1.42%를 처분했다. 표면상으론 만기된 대출금을 갚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선 그룹에서 금호석유화학의 계열분리를 위한 형제간 매도가 본격화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해 11월 경영 복귀 이후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하기 위해 대한통운 매각 선언, A380항공기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등 경영현안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지만 동생인 박찬구 회장 맡고 있는 금호석화의 계열분리를 위한 구체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점에서 이번 매도는 눈여겨 볼 대목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박세창 전무는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금호석화 주식 36만 1572주를 장내 매도했다. 처분단가는 13만6597원에서 14만9728원까지며, 지분은 기존 5.08%에서 3.81%로 감소했다. 오너일가의 계열분리에 따른 지분매각이 본격화되면서 금호석화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쳐 지난 15일 15만1500원에서 17일 13만3500원으로 급락했다. 23일 겨우 14만3000원으로 회복국면을 맞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관계자는 이번 장내매도와 관련해 “경영권 강화를 위해 금호산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박세창 전무가 만기가 도래한 차입금을 갚기 위해 금호석화의 주식을 팔게 됐다”고 밝혔다.시장에선 향후 박세창 전무는 물론 박삼구 회장이 금호석화 지분을 정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금호석화의 최대주주는 고 박정구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금호석화 부장으로 11.9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이어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장남인 박준경 금호석화 부장이 8.59%, 박찬구 회장이 7.61%를 가지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5.30%이다. 박삼구 회장 일가의 금호석화 거리두기는 이미 예견된 상황이다. 지난 2009년 경영권 분쟁으로 회장 자리에서 나란히 물러난 뒤 지난해 경영일선으로 복귀한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계열분리를 서두르는 등 독자경영 행보에 적극 나서있기 때문이다.특히 박찬구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호타이어 주식 전략을 매각할 계획을 밝힌바 있다. 그는 “채권단 협약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과는 철저하게 분리 경영하겠다”며 금호석화 금호피앤비, 금호미쓰이 금호폴리켐 등 석유화학 계열사에 대한 독자경영의 의지를 강조했다. 지난해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감자로 금호타이어의 최대주주 지위를 잃었던 금호석화는 현재 금호타이어 주식 138만주(200억원 규모)를 갖고 있다. 지분율은 1.53%로 보호예수가 끝나는 시점인 오는 6월 14일 이후에는 금호타이어 지분을 전량 매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석화는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CI도 사용하지 않는 등 계열분리를 서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이규성 기자 bobo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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