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홀에 59타?, 연장서 홀인원?'

퓨릭은 1135만 달러짜리 벙커 샷, PGA투어는 역시 '각본 없는 드라마'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18홀에 59타 치고, 연장전서 홀인원도 하고."내로라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두 모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그 명성만큼 극적인 순간도 많았다. 폴 고이도스(미국)와 스튜어트 애플비(호주)는 11년 만에 59타라는 대기록을 수립했고, 짐 퓨릭(미국ㆍ사진)은 벙커 샷 한 방으로 '1135만 달러(한화 약 131억원)의 잭팟'을 터뜨리기도 했다. 2010 PGA투어의 '명장면'을 살펴봤다.▲ 메이헌 '18홀 올 파'= 헌터 메이헌(미국)은 5월10일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에서 끝난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최종일 스코어카드에 18개의 파를 가득 채웠다. 아마추어골퍼들이 4개 홀 연속파를 '아우디파', 5개 홀 연속파를 '올림픽파'라며 좋아하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기록이다. 프로선수로서도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1985년 마크 매컴버(미국 ), 1993년 존 인만(미국), 1996년과 2007년 저스틴 레너드(미국)에 이어 이 대회 역사상 다섯번째다. 메이헌은 특히 3라운드 17, 18번홀도 파로 경기를 마무리해 '20개 홀 연속파'를 작성했다. 메이헌은 공동 17위(7언더파 281타)에 올랐다. ▲ 고이도스, 애플비 '꿈의 59타'= 고이도스는 7월9일 일리노이주 실비스의 디어런TPC(파71)에서 개막한 존디어클래식 첫날 '꿈의 스코어'인 59타를 작성했다. 버디만 무려 12개다. 알 가이버거(1977년 멤피스클래식)와 칩 벡(1991년 라스베가스인비테이셔널), 데이비드 듀발(1999년 밥호프클래식)에 이어 통산 네번째이자 파71코스에서는 처음이다. 애플비는 한 달도 안 된 8월2일 웨스트버지니아주 화이트설퍼스프링스(파70)에서 끝난 그린브라이어클래식 마지막날 이글 1개에 버디 9개를 더해 또 다시 59타를 쳐 '마의 스코어' 58타에 대한 기대치를 부풀렸다. 지금까지 마루야마가 2000년 US오픈 예선전에서 58타를 친 적이 있지만 공식 기록으로는 인정받지 못했다. ▲ 퓨릭 '1135만 달러짜리 벙커 샷'= 퓨릭은 9월27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레이크골프장(파70)에서 막을 내린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최종일 18번홀(파3)에서 벙커 샷 한 방으로 무려 1135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 홀에서의 보기가 1타 차 2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와의 연장전을 의미하는 급박한 순간이었다.퓨릭은 그러나 턱이 높은 그린사이드 벙커에서 볼을 홀 1m 지점에 붙이는 신기의 벙커 샷을 선보였고, 곧바로 우승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135만 달러의 투어챔피언십과 1000만 달러의 천문학적 우승상금이 걸린 페덱스컵 우승으로 직결되는 샷이었다. TV를 지켜보며 내심 퓨릭의 실수를 고대했던 도널드는 반면 입맛을 다셨다. ▲ 비어드 '연장전 홀인원'= 조너선 비어드(미국)는 10월25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서머린TPC(파71)에서 끝난 저스틴 팀버레이크 슈라이너스아동병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연장 네번째 홀인 17번홀(파3ㆍ204야드)에서 홀인원을 터뜨리며 긴 승부를 마무리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비어드의 홀인원은 더욱이 마틴 레어드(스코틀랜드), 캐머런 퍼시(호주)와 동타(21언더파 263타)로 경기를 마친 뒤 연장 3개 홀이 지나도록 우승자를 가리지 못해 일몰 직전 1개 홀만 더 치르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비어드 본인도 홀인원이 믿어지지 않는듯 한참동안 그린을 바라봤다. ▲ 존슨 '메이저챔프의 6퍼트'= '2007 마스터스챔프' 잭 존슨(미국)은 5월14일 텍사스주 샌안토니오TPC(파72)에서 열린 발레로텍사스오픈 첫날 13번홀(파3)에서 티 샷을 그린에 올린 뒤 여섯 차례의 퍼팅으로 쿼드러플보기라는 '치명타'를 얻어맞았다. 존슨으로서는 '유리판 그린'으로 상징되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에서 개최하는 마스터스챔프라는 점에서 자존심이 더 상했다.올해 PGA투어에서는 아마추어골퍼들이라면 오히려 충격이 가시지 않을 '4퍼트'가 175회, 5퍼트도 11차례나 나왔다. 한 홀 최다스코어는 파5홀에서 두 차례, 7오버파, 12타였다. 홀인원은 38회, 파4홀 이글은 200회, 홀인원보다 더 어렵다는 더블이글(알바트로스ㆍ파보다 3타 적은 스코어)은 6회가 만들어졌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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