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시대' 개막.. 은퇴 준비도 주식이 정답저금리, 부동산 디플레 우려..주식형펀드 추천 많아채권 투자 기간 짧게, SOC 상품 등 대안투자도 유망[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국내 굴지 대기업 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 모씨(46)는 최근 주식시장을 보면 속이 쓰리다. 10년 후 은퇴를 가정해 공격적인 성향으로 자산을 운용, 시장수익률 이상의 성과를 내다가 종합주가지수 1800포인트 언저리에서 대부분 금융상품과 주식을 정리했다. 인내심을 가졌다면 금융자산을 10% 넘게 불릴 수 있었다는 생각에 추격 매수도 고려했지만, 자칫 시장상황이 나빠져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주변 지적에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해 '솔로몬의 지혜'를 구하기로 했다. #서울에 아파트와 상가 수 십 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해 나름 든든한 노후를 준비했다고 자부한 자영업자 이 모씨(48)는 최근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다. 상가 임대수입과 역모기지 상품을 통해 여유로운 소득을 확보했다고 자부했지만,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데다 상권도 내수 위축 장기화 가능성으로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그는 보유 상가를 정리하고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률을 노릴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갈아타기로 마음을 먹었다. 초저금리, 부동산 디플레이션, 코스피지수 2000 시대를 맞이한 재테크시장에서 중장년 자산가들이 PB센터를 노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예금에 묶어두자니 실질 마이너스 금리로 비효율적이고, 2000포인트를 훌쩍 넘은 시장에서 주식 투자도 부담스럽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수 십 년 동안 '불패 신화'를 이어온 부동산 자산에서 기대 만큼의 부를 창출하기는 힘들다고 보고 금융자산을 통해 물가상승률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고 있다. 지난 10월 하나금융연구소가 메릴린치와 함께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는 13만 2000명.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증가세라는 것이 재테크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본지는 시중 은행, 증권, 보험사 PB 6명에게 10억원의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부자들이 자산관리를 의뢰했을 경우를 가정하고 가장 효율적인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컨설팅 대상은 10년 후 은퇴 연령에 도달하는 40대 중ㆍ후반으로 시장수익률 플러스 알파를 추구하는 다소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로 설정했다. ◆주식이 가장 매력적..시장연동형 상품 위주로=PB들은 내년 재테크 시장에서 가장 투자 유망한 수단으로 주식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종합주가지수가 20%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는 시장환경이 조성되는 만큼 이 부문에 대해 30% 이상의 비중을 할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세는 더디겠지만,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성장세가 이를 상쇄하기에 충분하고 선진국의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이 당분간 이뤄지지 않으면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흥두 국민은행 강남PB센터 팀장은 "전반적인 시장 흐름상 내년 역시 주식형상품들이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본다"며 "1ㆍ4분기 유럽 재정위기가 별 다른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다면 2ㆍ4분기 이후 국내외 주식형펀드에 10억원 자산의 절반을 투입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환 신한은행 여의도PB센터 팀장은 "올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자문형 랩어카운트에 2억원, 중국 본토 주식시장에 간접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1억원 등 보유자산의 30%를 투입해 볼만하다"고 주문했다.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개별 종목에 묻어두는 투자방법도 제시됐다. 윤재원 한국투자증권 방배PB센터 차장은 "자문형랩과 삼성그룹 주식형펀드에 각각 1억원을 투자하면서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삼성물산, 현대차, LS산전 등 업종별 대표주에 5000만원을 할애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도 괜찮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내년 종합주가지수가 2200~2400포인트 영역에서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박스권 장세에서 기대수익률을 노려볼 수 있는 인덱스펀드 등 시장추종형 상품도 적극 고려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서재연 대우증권 PB클래스 갤러리아 차장은 "인덱스펀드와 삼성그룹 계열사 위주로 편입된 ETF에 1억5000만원을 투입하고 지수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 주가하락 대비형 ELS 상품에도 1억원을 할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산 30%는 안전형 상품으로 리스크 관리를"=세계 경제 더블딥 가능성 등 주식시장에 비우호적인 변수가 언제든지 돌발할 수 있는 만큼 채권 등 안전형 상품에도 눈을 돌려 시장 변동에 내성을 갖출 수 있는 포트폴리오 구축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부장은 "AA~AAA 등급의 기업어음(CP), 대형 건설업체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에 투자하면 정기예금 금리 두 배 정도까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만큼 회사 자산상황을 꼼꼼히 살펴 1억5000만원을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이와 함께 가입 익월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즉시연금도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비과세 혜택을 얻을 수 있어 1억5000만원 정도로 가입할 만하다"고 말했다. 최근 저금리 구조가 인위적인 결과물로 정상적인 상황으로 복귀하고 상승추세로 진입할 것을 감안한 자산 배분 전략도 권고됐다. 김종완 삼성생명 강북PB센터 팀장은 "금리가 낮더라도 일부 금액은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 및 채권으로 운용하되 장기 상품 보다는 6개월 이내 단기 상품으로 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에 부과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와 저금리를 고려할 때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금보험형 상품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실물자산을 편입하는 대안투자에도 많은 관심을 둬야한다고 지적했다. 조재영 부장은 "사회간접자본(SOC)는 배당률이 7~8%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시장초과 수익률을 노려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입자금 1억원까지는 연 6.6%의 저율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어 자산가들에게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온다"며 "세계적으로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금, 원유, 구리, 설탕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어 추가 수익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일환 팀장도 "내년에도 금값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골드뱅킹 상품과 원자재 펀드에 각각 1억원을 넣는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조태진 기자 tj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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