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 조은영씨의 남다른 어르신 사랑 화제

도시디자인가 조은영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주 월요일 점심대 도시락 배달...사랑의 씨앗을 뿌리는 중구 직원봉사단,2005년부터 1390회 봉사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중구청 도시디자인과에 근무하는 조은영씨는 매주 월요일 점심때마다 신당동 신당복지관으로 달려간다. 중림동으로 도시락과 밑반찬 배달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서다.중구의 동쪽에 위치한 신당복지관에서 서쪽 끝에 위치한 중림동으로 따끈따끈한 밥과 반찬을 빨리 배달하기 위해 열심히 서두른다. 그녀가 배달하는 도시락만 15개. 밑반찬은 20개다. 직원 2명이 한 조를 이루지만 다른 직원이 바쁠때면 혼자서 배달하기도 한다.중림동에 혼자 사는 김 할머니는 점심 무렵이면 동네 어귀로 나온다. 누군가를 기다리기 위해서다. 이내 멀리서 천바구니에 담은 도시락을 들고 뛰어오는 조씨를 보니 반가운 마음이 가슴을 적신다. 땀을 뻘뻘 흘리며 온 조씨의 손을 꼭 쥐며 고맙다고 한마디 해준다.

중구청 조은영씨가 어르신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겨울을 맞아 외롭고 쓸쓸하게 지내는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중구 직원 자원봉사단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중구 직원 자원봉사단(직원봉사단)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도배나 집수리, 도시락ㆍ밑반찬 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2005년 4월에 발족했으며 현재 44명의 회원으로 이루어져 있다.도시락ㆍ밑반찬 배달 봉사는 직원봉사단이 발족하기 전인 2000년부터 중구 여직원회에서 운영했다.신당복지관에서 자체적으로 도시락ㆍ밑반찬을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제공하다가 인력이 부족해 중구 여직원회에 부탁한 것이 시초다. 그 후 여직원 뿐 아니라 남자 직원들도 동참하면서 2005년부터 직원봉사단이 맡고 있다.현재 10개 조, 32명의 회원이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 등 20가구에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도시락ㆍ밑반찬을 배달하고 있다.직원봉사단이 맡은 2005년 4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총 1390회에 걸쳐 봉사가 이어졌다. 이 것이 말해주듯 중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구청 직원봉사단이 하는 도시락 배달봉사가 가장 활성화 돼 있다.직원봉사단은 도시락ㆍ밑반찬 배달과 더불어 독거노인들의 건강과 안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또 외로운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어주는 역할도 훌륭히 해내고 있다.아울러 매 분기별로 봉사단원들이 모여 스스로 평가회를 갖고 활발한 의견 교류를 통해 봉사 활동의 효율적인 추진방향을 모색하고 있다.이런 직원봉사단에서 조은영씨는 도시락 배달봉사의 터주대감이자 산증인이다. 조씨는 여직원회 시절부터 포함해 10년째 이 일을 해오고 있다. 당시 여직원회 총무를 맡아 의무감으로 참여했다면 지금은 사명감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 그래서 남들은 업무 핑계로 봉사를 빼먹기도 하지만 조씨는 한 번도 거르는 일 없이 참가하고 있다.예전에는 자원봉사 차량도 없어 개인차량을 이용하기도 했다. 운전을 도맡아 하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은 1주일에 1번씩 하는 것을 그녀는 2~3회씩 하기도 했다. 해당조 직원들이 바쁘면 대타로 나서기도 했다. 광희동 지역을 담당했을 때는 특식이 있을 경우 하루에 2차례 이상 배달하기도 했다.예나 지금이나 외로운 어르신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찡하다. 연세 드신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보니 더더욱 그렇다.그래서 조씨는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높다. 넉넉한 인상에 어르신들은 조씨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다. 때로는 할머니들을 대신해 전구를 갈아주기도 한다. 하루종일 침묵하고 있다가 조씨가 가면 그때서야 말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다.한 번은 롤빗으로 머리를 빗다 머리가 엉켜버린 할머니가 있었다. 조씨가 갈 때까지 그 상태로 있었다. 그래서 조씨는 배달을 잠시 멈추고 엉켜버린 할머니 머리를 풀어주기도 했다.그리고 일본에 살다온 할머니한테는 갈때마다 일본어를 한마디씩 배우기도 했다.“하루 종일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자식처럼 반가워 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자원봉사를 한 번도 거를 수가 없네요. 그리고 이분들에게 도시락과 밑반찬을 배달하며 느끼는 보람과 행복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이네요”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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