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배우 김혜수가 영화와 드라마로 동시에 대중을 사로잡고 있다. 한때 연기력 논란의 주인공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그는 절정의 연기력을 선보이며 두 작품에서 보는 이를 압도하고 있다는 평이다. MBC 수목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과 영화 '이층의 악당'에서 김혜수는 극과 극의 캐릭터로 미스터리와 코미디를 오가며 배우 인생 최고의 황금기를 맞고 있다. ◆ 김혜수, 심각한 캐릭터도 완벽 소화..'즐거운 나의 집''즐거운 나의 집'은 흔치 않은 미스터리 드라마다. 한 남자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기묘한 이야기들이 조각을 맞춰 나가듯 조금씩 진행되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김혜수 황신혜 윤여정 세 여배우가 벌이는 팽팽한 신경전도 흥미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김혜수가 맡은 정신과 의사 진서는 결혼 10년차의 주부로 남편 상현(신성우 분)이 자신의 절친이었던 윤희(황신혜 분)와 모종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느낀다. 김혜수는 '즐거운 나의 집'에서 20여년간 쌓아온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최상의 연기력으로 작품을 끌고 가고 있다. 행복했던 여자가 파멸해 가는 과정을 자연스러운 몰입과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은 연기로 소화해 내는 김혜수의 카리스마는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주연으로서 손색이 전혀 없다는 평이다. 특히 겉보기에는 부유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 것 같은 여자가 불안과 초조 속에서 남편의 외도와 아픈 기억으로 조금씩 악녀가 돼가는 과정은 김혜수의 연기력을 통해 더욱 설득력 있게 시청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 김혜수, 코미디서도 '신들린 연기'..'이층의 악당'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의 손재곤 감독은 독특한 유머를 구사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특히 유머와 서스펜스, 스릴을 조합해내는 그만의 코믹 감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층의 악당' 역시 손 감독의 독특한 유머 코드가 살아 숨쉬는 작품이다. 손재곤 감독과 베테랑 배우 김혜수의 만남은 흥미를 자아낸다. 수십편의 필모그래피를 갖고 있는 배우와 두 번째 영화를 연출하는 감독의 충돌이기 때문이다. '이층의 악당'은 이같은 충돌의 가장 이상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스스로 "패턴화된 코미디 연기를 한다"고 자평하는 김혜수가 낯설고 새로운 캐릭터로 변신했다. 영화 속 연주는 사랑스럽고도 웃긴 인물이다. 남편의 사망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떠안게 된 연주는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매일밤을 술에 취해 잠든다. 히스테릭한 연주가 집안에 숨겨진 문화재를 찾으려는 세입자 창인(한석규 분)과 티격태격 싸우며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여러 장면에서 폭소를 자아낸다. '닥터봉' 이후 15년 만에 한석규와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김혜수는 코믹 연기의 전형적인 틀을 벗어던지고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복잡미묘한 연주의 캐릭터를 세밀하게 표현해낸다. 가끔은 멀쩡한 평범한 여자였다가도 신경질적이고 히스테릭한 우울증 환자로 돌변하고, 또 창인과 만날 때는 사랑스러운 여자로 탈바꿈한다. 한 캐릭터의 다양한 면을 튀지 않게 연결해내는 김혜수의 신선하면서도 농익은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한편 영화 '이층의 악당'은 MBC '즐거운 나의 집' 9부가 방송되는 24일 개봉한다.
영화 '이층의 '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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