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세계선수권 4연패와 올림픽 2연패. 그간 한국 역도에서 이토록 강했던 선수는 없었다. 여자 역도의 살아있는 전설 장미란이다. 물론 매번 승승장구만을 거듭한 건 아니다. 가장 큰 아쉬움은 아시안게임. 2번 모두 만리장성의 벽에 막히고 말았다. 2002년 부산대회서 금메달은 탕궁훙(중국)에게 돌아갔다. 2006년 도하대회서도 주인공은 그가 아닌 무솽솽(중국)이었다. 광저우대회에서 얻은 만회의 기회. 가시밭길은 여전하다. 탕궁훙, 무솽솽에 이어 중국의 신성 멍수핑이 기다린다. 그는 지난 9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합계 310kg을 들어 올려 장미란을 제치고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 차이는 불과 1kg였다. 광저우대회서 멍수핑의 기록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만 해도 최고 기록은 세계선수권에서 기록한 296kg이었다. 1년 사이 무려 14kg을 더 들어 올렸다. 역도 한 관계자는 “중국이 멍수핑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올해 들어 집중력과 기술이 크게 향상됐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이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를 통해 세계 역도계의 세대교체를 노리고 있다”며 “장미란도 이를 잘 알고 있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신예의 급성장과 달리 장미란은 최근 기량이 크게 저하됐다. 이는 컨디션 난조 탓이 크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획득 뒤에도 쉴 새 없이 경기를 소화했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올해 초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 후유증으로 동계훈련은 건너뛰어야 했다. 지난 봄 재개한 훈련서는 잔부상 악령까지 찾아왔다. 어깨와 허리 통증으로 몸의 밸런스는 급속히 무너져버렸다.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줄어든 연습량. 정상 컨디션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했다.악재 속에서 치른 경기 성적은 좋을 리 없었다. 지난 9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록은 자신의 최고 성적보다 17kg이나 적었다. 한 역도 관계자는 “(장)미란이가 세계선수권 뒤에도 바로 전국체전에 출전했다”며 “대표팀에서 80%가량 컨디션을 회복했다고 밝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중국 텃세마저 극복해야 하는 악조건”이라며 “금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게 대다수의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미란은 최근의 부진에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이를 약으로 삼고 있다. 그는 “예전 기량을 반드시 되찾겠다”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자율훈련 속에 쉴 새 없이 바벨을 들어 올리는 장미란의 장점은 힘, 기술, 집중력 삼박자의 조화. 바벨을 들어 올릴 때 무릎 각도 유지 및 상체에 힘을 분산시키는 능력이 빼어나다. 그간 국제대회서 쌓은 경험과 노련미도 여기에 힘을 보탠다. 아시안게임에서 매번 넘어지고 만 장미란. 결코 쉽지 않을 세 번째 도전에서 그가 다시 한 번 정점을 찍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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