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황석영의 소설 '강남몽'은 1970년 서울시가 '한수이남개발계획'을 시행한지 이후 40년을 조명한다. 한때 허허벌판에 불과했던 강남은 각종 개발계획과 부동산 투기 광풍이 맞물리면서 현재는 '강남불패', '강남공화국'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는 위치에까지 오르게 됐다.그렇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어떻게 될까? 강남은 여전히 부동산 시장의 노른자위 지위를 유지할 것인가? 또 다른 개발 사업으로 강남의 명성에 도전하는 지역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제2의 강남'으로 가장 유력하게 떠오르는 곳이 바로 용산이다. 한국판 센트럴파크라고 불리는 대규모 용산공원 조성계획을 비롯해 국제업무지구, 한강로 일대 도심 재개발 사업, 서부이촌동 개발 등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녹지율이 희박한 서울에 대형 공원이 인근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최고의 주거지로 손꼽히게 된다. 또 용산과 강남을 지하로 연결하는 신분당선 연장선이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면 강남과의 접근성까지 개선된다. 단 최근 난항을 겪고 있는 총 31조원 사업규모의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 팀장은 "현재 추세로 봤을 때 제2의 강남으로 손꼽을 수 있을 만한 곳은 각종 개발호재가 있는 용산이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재건축 입주물량이 많이 남아있는 여의도도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덧붙였다.이밖에도 신분당선에 따라 이른바 '뜨는' 지역이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남역과 분당 정자역 간 18.5km를 연결하는 신분당선 1단계 구간 개통으로 분당과 판교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신분당선 1단계 구간은 강남과 분당은 물론이고 양재, 포이, 청계, 판교 등 총 6개역을 관통한다 특히 판교는 한때 '로또 판교'라고 불릴 만큼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지역이다. 2006년 첫 청약이 시작된 이후, 현재 주요 아파트들의 입주가 진행 중이며, 교통, 편의시설, 상업지구 등 기반시설도 속속들이 마련돼가고 있다. 2020년에는 대표적인 신도시로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인근에 있는 분당보다 강남과 더 가깝다는 입지여건도 장점으로 꼽힌다. 판교IC를 통해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면 30분내로 강남 진입이 가능하다. 내년 하반기에 개통하는 판교역 신분당선으로도 20분이면 강남에 갈 수 있다. 10여개의 공원이 위치해 녹지율도 37%에 이르러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상가정보연구소의 박대원 소장은 "강남의 테헤란밸리와 비교하기엔 역부족이지만 판교 테크노벨리 역시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중심상업지구로서 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왕십리 역시 교통개발 호재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7년 확정된 서울 도심을 관통하는 7개 경전철 노선 중 가장 빠른 사업 속도를 보이고 있는 곳 중의 하나가 동북선이다. 왕십리와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를 잇는 동북선 경전철은 총 12.3km, 정거장 14개소로 건설 예정으로 왕십리역은 환승역이 된다. 현재도 이 일대는 대규모 뉴타운,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향후 10년후에는 대단지 신주거촌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그러나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향후 제2의 강남이라 불릴만한 지역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강남'의 아성이 깨지지는 않을 것이라 입을 모은다. 그동안 축적돼온 각종 생활 기반 및 편의시설, 교통, 교육 등의 인프라는 다른 지역에서 쉽게 넘볼 수 없는 특권이라는 설명이다. 또 앞서 말한 신분당선(강남~정자)이 내년 하반기 개통되면 다른 지역에서 강남으로의 접근성이 개선되기 때문에 오히려 강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강남역은 교통뿐만 아니라 학군, 기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대기 수요가 꾸준할 것"이며 "이 일대 일부 아파트는 재건축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재건축 수요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장진택 ERA 코리아 이사 역시 "오피스 시장의 경우에도 강남 일대의 건물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의 타격을 별로 받지 않았다"며 "판교 테크노벨리나 용산 국제업무지구 등은 사업 자체가 현재 지지부진하면서 불확실성이 커 강남을 대체할 수 있을만한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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