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삼성 타선이 총체적 난국이다. SK ‘현미경 야구’에 눌려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한다. 삼성은 1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2-4로 졌다. 시리즈 전적 3패로 한 번 더 패할 경우 우승의 꿈은 날아간다. 침체는 타격 부진 탓이 크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2, 3차전 뒤 같은 말을 반복했다. “타자들이 너무 못 친다.” 한국시리즈 3경기 타율은 1할9푼1리. 2할9푼1리였던 플레이오프보다 무려 1할이 떨어졌다. 득점권 타율은 1할1푼1리로 더 형편없었다. 선 감독은 3차전서 플레이오프 타율 3할8푼1리 맹타의 주인공 박한이를 5번에 배치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타순 변화에도 결과는 나아지지 않았다. 3경기서 때린 안타는 고작 2개에 불과했다. 박한이만의 문제는 아니다. 슬럼프는 팀 내 전염병처럼 퍼졌다. 특히 왼손 타자들이 그러하다. 4번 최형우는 1안타에 그쳤다. 채태인은 아직 한 개도 없다. 삼진만 두 차례 당했다. 중심타선의 헛방망이질에 이승호(37번), 전병두, 정우람, 이승호(20번) 등 SK 왼손투수진의 기세는 점점 높아져만 간다. 오른손 타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플레이오프서 맹활약한 김상수와 신명철이 3경기서 때려낸 안타 수는 각각 한 개에 불과했다. 진갑용은 무안타에 허덕였다. 타선은 어느덧 응집력을 잃었다. 삼성은 3차전서 총 7안타를 때렸다. 하지만 득점권에서 방망이는 매번 빛을 잃었다. 오히려 번트와 같은 기본기마저 수행하지 못하며 주루사를 불러일으켰다. 번트 실패로 인한 주루사는 이번 시리즈서 벌써 두 번째다. 부진한 타선에 삼성 특유의 ‘지키는 야구’는 옛날이 돼 버렸다. 성립 자체가 어려워졌다. 이번 시리즈서 5회까지 점수를 리드한 경기는 전무했다. 이에 선 감독은 “선수들이 플레이오프 때와 달리 긴장한 것 같다. 실수가 잦다”며 “타선이 터져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지키는 야구’는 아직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타선이 그 동력을 찾아줄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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