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김문수 경기지사의 '골프장 인허가'를 둘러싼 민주당과 김 지사측과의 논쟁은 그를 바라보는 야권의 시각을 잘 보여준다. 김 지사는 차기 여당 대권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큰데다 경기지사를 지낸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지역지지층이 겹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야 모두 '손학규-김문수' 두사람 중 한명이 뜨면 뜰수록 다른 한 쪽은 주저앉을 수 밖에 없는 정치적 함수에 주목하고 있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소속 안경률 행안위원장은 "서울시 국감에서는 오세훈 (시장) 대권 이야기가 안 나왔는데 오늘은 너무 많이 나왔다"면서 "그만해도 되지 않느냐"고 공방을 주고받는 여야 의원들을 달랬다. 그만큼 김문수 지사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공격은 거셌다.백원우 민주당 의원은 국감 초반부터 "내가 받은 자료가 맞으면 김 지사의 발언이 위증이고, 김 지사의 발언이 맞으면 자료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경기도 국감에서 김 지사가 "손 대표가 지사 시절 인허가를 했고 나는 도장만 찍었다"고 해명한데 대한 '2차 공격'인 셈이다.국감장을 벗어나서도 민주당의 파상공세는 계속됐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김 지사는 불성실한 태도와 거짓말 답변에 대해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압박을 가했다. 황희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지사는 신성한 국감장을 거짓으로 농락한 점에 대해 깊은 반성과 함께 국민들과 민주당에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하지만 김 지사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도시관리계획 입안부터 결정고시, 환경ㆍ교통 영향평가 등을 거쳐 인허가를 받는 데까지 보통 5년 이상 걸린다"며 "38개소 가운데 3분의 2인 25개소가 손 지사가 재임 때 입안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도시관리계획 입안 시점을 기준으로 할 때 김 지사 시절 골프장 건설이 예정되고 최종 사업계획이 승인된 곳은 13곳으로 줄어든 반면, 손 대표가 지사 시절 도시관리계획이 입안된 곳은 23개소로 재임시절 계획에서 승인까지 절차를 모두 밟은 골프장까지 포함할 경우 최대 32개소까지 늘어난다.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인허가 문제는 최종적으로 사업승인에 도장을 찍어준 것을 기준으로 잡아야 한다"며 "사업계획은 누구나 할 수 있는데도 인ㆍ허가권을 쥔 도지사가 책임을 떠넘긴다면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한편 민주당 의원들은 김 지사의 대권 행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행안위 국감에서 "대권을 생각한 지 오래됐고, 구체적인 작전을 짜고 있지 않냐"며 지사 임기를 완수하겠다는 김 지사로부터 뭔가 구체적인 답변을 얻어내려 유도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국민이 원하면 뭐든지 해야겠지만 아직 원하는 것 같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김달중 기자 da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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