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최고가 경신은 힘들 듯..8000선 박스권 장세 이어질 것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전기동(구리)가격이 지난 6일(현지시간) 27개월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구리 가격의 사상최고치 경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리 가격 상승세를 주도해온 수급불안은 지속되겠지만, 현재 경기 상황에 비해 가격 수준이 너무 높아 올해 안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국제 구리 가격은 6월 연저점을 찍은 후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해 2년전 사상최고치에 10% 이내로 근접한 상태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 12월만기 구리는 파운드당 전일대비 2.65센트(0.71%) 오른 3.753달러로 지난 2008년 7월14일 이후 최고치에 올랐다. COMEX 구리의 사상최고가는 지난 2008년 7월초에 기록한 4.07달러다.
LME 구리 3개월물 t당 가격변동추이(단위:달러)
런던금속거래소(LME) 3개월물 구리 가격도 강세를 이어갔다. LME 구리 3개월물은 t당 전일대비 83달러(1.02%) 오른 8259달러로 지난 2008년 7월 중순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다. LME 구리의 사상최고치는 지난 2008년 4월 기록한 8730달러다.재고감소로 인한 수급불안,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달러 약세, 투기수요의 매수세 등이 구리 가격 상승 동력으로 꼽혔다.LME 구리 재고량은 지난 3월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유지하며 올해 최고치에서 30%가량 감소한 상태다. 계절적 비수기인 여름을 지나면서도 재고가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수요가 강력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여름에 재고가 감소한 것은 6년만에 처음이다. 상하이 거래소 구리 재고량도 5월 이후 꾸준히 줄어들었다. 국제구리연구그룹(ICSG)은 2011년 세계 구리 시장이 40만t의 초과수요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일본은행(BOJ)이 실질금리를 제로수준으로 인하하고 5조엔 규모의 양적완화 조치를 시행할 것으로 밝히면서 미국의 추가적인 양적완화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달러약세와 유동성장세를 불러일으켜 구리 가격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미국이 실시할 것으로 보이는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구리가격 상승 요인이다.최근 투기수요의 매수세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비상업적(투기적) 순매수 포지션이 1만7081계약에서 2만2162계약으로 급증했다. 순매수포지션은 5주째 증가세를 유지했다.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골드만삭스도 지난 5일 목표가격을 상향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향후 3~6개월 가격전망을 8000달러선 위로 끌어올렸고 12개월 안에 1만1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또한 "1만1000달러가 최고가가 아닐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최근 세계 경제상황에 비해 구리가격이 너무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구리가격의 강세요인은 분명하지만 현재 가격수준을 위로 끌어올리기에는 부족해 보인다는 의미다.RBC 캐피탈의 비철금속 애널리스트 랜디 노스는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지금, 구리 가격이 8000달러선 위에 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노스는 "경제상황이 긍정적일 때만 8000달러선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현재 상황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경기 회복세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지도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구리가 중장기적으로는 틀림없이 상승하겠지만 그전에 조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오는 8일 미국에서 발표될 9월 고용지표가 구리가격의 단기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요일 고용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발표된다고 해도 구리가격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풀이됐다. 최근 구리 시장이 모든 뉴스를 긍정적으로 해석해왔던 것에 비춰보면 고용지표의 부진도 경기부양책과 양적완화조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승제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여러가지 면에서 현재 경기 상황이 구리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2008년보다 좋지는 않다"면서 "4분기가 계절적 비수기라는 점도 감안하면 올해 안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또한 "최고치 경신은 힘들겠지만 지난 2008년처럼 LME 기준 t당 8000달러선 근처에서 박스권 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정재우 기자 jj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정재우 기자 jjw@<ⓒ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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