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SK 반전 떠올리며 분위기 쇄신 노린다

두산 베어스 고영민(시계방향), 김현수, 최준석, 김동주

[부산=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이제는 분위기 싸움이다. 2연패 궁지에 몰린 두산이 기운 쇄신으로 반전을 노린다. 두산은 안방인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내리 패했다. 에이스 켈빈 히메네스와 김선우가 선전했지만, 불안한 수비와 불펜진 붕괴로 뒷심 발휘에 실패했다. 30일 2차전 뒤 두산 선수단의 분위기는 초상집 같았다. 선수 대부분이 고개를 숙인 채 유유히 야구장을 빠져나왔다. 2경기서 내리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 쓴 마무리 정재훈은 말이 없었다. 무안타에 허덕인 최준석은 “할말이 없다”고 했다. 팀 간판 타자 김현수는 “롯데가 달라졌다”며 혀를 내둘렀다. 하루의 휴식을 갖고 두산 선수단은 다시 그라운드에 섰다. 분위기는 2차전 경기 뒤와 사뭇 달랐다. 울상을 지은 한 명도 선수는 없었다. 오히려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배팅과 수비를 연습했다. 이유가 있었다. 두산 한 선수는 “패배 뒤 코치진을 중심으로 회의를 가졌다”며 “선수들끼리 다시 일어서보자고 의기투합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김광수 코치는 “우리도 SK처럼 되지 말란 법은 없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SK는 포스트시즌에서 역전의 명수다운 면모를 여럿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때도 그러했다. 두산에 2패를 내리 당했지만 바로 3연승을 거두는 저력을 보였다. 2007년 한국시리즈서도 SK는 두산에 먼저 2승을 내줬지만 내리 4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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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게도 반전의 힘은 있다. 벼랑 끝에서 몇 차례 명승부를 만들어내며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다. 프로야구 원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1무 1패로 내주고도 내리 4연승했다. 1995년 두 번째 우승을 거뒀을 때도 그러했다. 롯데에 1차전을 지고 5차전까지 2승3패로 몰렸음에도 막판 짜릿한 역전에 성공했다.가장 기억에 남는 반전은 2001년 한국시리즈. 시즌 3위 자격으로 준 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를 맞은 그들은 1차전 패배 뒤 내리 3연승을 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당시 플레이오프에서 붙은 현대와의 대결에서도 1패 뒤 3연승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지난해에도 두산은 준 플레이오프 사상 처음으로 1차전을 내주고 내리 연승을 따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역전드라마에 익숙한 그들이 다시 한 번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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