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평가 본격화, 현명한 지원 필요
[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8일 수시모집이 시작되면서 2011학년도 대입전형이 본격화됐다. 어떤 대학과 학과를 선택해야 할지 수험생과 학부모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 대학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각자 강점을 가진 단과대와 학과를 특화시키고 있다. 대학의 간판만 볼 것이 아니라 진학하려는 학과가 얼마나 실속 있고 알찬 교육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사범대 평가 결과는 '선생님'이 되려면 성균관대학교보다 성신여대를 가야한다고 알려주고 있다.◆ 성신여대 사범대 '깜짝' A ? = 성신여대는 이번 평가에서 고려대, 이화여대 등과 더불어 최고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대학에 속하는 성신여대가 A등급을 받은 것은 대학 관계자들도 놀랄만한 결과이다. 성신여대는 ▲전임교원 확보율 ▲교원 임용률 ▲전임교원 1인당 연구실적 등 주요 반영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교원 확보율(전임교수 기준)은 96%에 이르렀고, 전임교원들의 연구 실적도 한문교육과에서 A등급을 받았다고 전했다. 교원 임용률은 사범대 전체 20%대로, 국어ㆍ영어ㆍ수학교육학과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낮지 않은 수치이다. 사범대학에는 교육ㆍ사회ㆍ윤리ㆍ한문ㆍ유아교육학과 등 총 5개 학과가 속해 있고, 전체 정원은 600명이다. 입학정원은 각 학과 당 30명씩 150명으로 사범대학 중에서도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다. ◆ 주요 과목 학과 없지만 '준비된' A ! = 김여주 성신여대 사범대학 학장은 "특히 평가단이 학교현장을 방문해 진행한 수업시연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성신여대 학생들은 4학년 1학기 교생실습을 나가기 전에 두 학기에 걸쳐 실습과정을 거친다. 실제 수업지도안을 작성해보고 지도안에 따라 수업을 진행하는 훈련을 받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교육현장에서 충분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이러한 현장 위주의 교육방식은 재학생들의 높은 교육 만족도로 이어졌다. 김 학장은 현장평가단이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대학의 심화진 총장은 "성신여대는 사범대학으로 출발하여 종합대학으로 발전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학교 차원에서도 사범대학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국 영 수 주요 과목이 없는 현재 단과대 체계를 재편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범대학을 주력 대학으로 특화하고 있는 것이다. ◆ 성균관대, 등급 개선 없으면 20% 정원 감축해야 = 반면, 성균관대는 강남대, 목포대, 원광대 등과 함께 C등급을 받았다. C등급을 받은 대학은 재평가 대상으로 1년 이내에 자구노력을 평가해서도 등급이 개선되지 않으면 사범계 학과 입학정원의 20%를 감축하는 제재 조치를 받게 된다. 1년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명문가를 자처하는 성균관대로서는 수치스러운 결과일 수밖에 없다.이번 평가 결과에 대해 성균관대 측은 이의 신청을 했으며 구체적인 평가 지표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성균관대의 전임교원 확보율은 77%, 교원임용률은 27.4%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균관대 관계자에 따르면, 수학교육과를 제외한 다른 학과에서는 임용고시 지원율이 높지 않은 편이다. 김현철 성균관대 사범대학장은 "이번 교원양성 평가 과정에서 제출한 일부 자료가 평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평가과정상의 오류를 지적했다. 한문교육과의 교과 교육 담당 교원이 누락되어 아예 평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이의신청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며 재평가를 받을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평가를 주관한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대학들이 입학정원 조정을 전제로 했을 정도로 중요한 평가였다"면서 "전임교원 확보율, 교원 임용률 등 중요한 지표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임교원 확보율 등의 지표를 살펴보면 해당 단과대학의 속내, 대학에서 얼마나 신경 써서 투자하고 있는지 등을 알 수 있으며 이번에 높은 평가를 받은 성신여대, 이화여대 등은 원래 사범대학이 강한 곳으로 이름난 대학"이라고 덧붙였다.교과부가 한국교육개발원에 위탁 의뢰한 전국 45개 사범대학 평가 결과, 학부과정에서는 고려대, 공주대, 대구대, 동국대, 성신여대, 이화여대, 중앙대, 충남대(이상 가나다 순) 등 8개 대학이 A등급을 받았고 강원대, 건국대, 경남대, 경북대, 경상대, 계명대, 단국대, 대구가톨릭대, 목원대, 부산대, 상명대, 서울대, 신라대, 순천대, 영남대, 우석대, 인하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조선대, 충북대, 한국교원대, 한국외대, 한남대, 한양대, 홍익대, 를 비롯한 27개 대학은 B등급을 받았다. 반면에 강남대, 관동대, 목포대, 서원대, 성결대, 성균관대, 안동대, 원광대, 전주대, 청주대 등 10개 대학은 C등급이 매겨졌다. ◆ 앞으로 대학 평가에 가속도 붙을 듯 = 한편, 대학들에 대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평가는 앞으로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교과부는 7일 학자금 대출을 제한할 대학 30곳의 명단을 공개했다. 부실 대학을 강도 높게 압박하는 조치다. 8일 발표한 OECD 교육지표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학교 및 대학원 과정의 입학률은 71%로 OECD 평균 56%를 크게 웃돌았다. 원하기만 하면 누구나 대학에 들어가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서열화 된 대학의 브랜드만 볼 것이 아니라 희망 대학과 학과의 교육의 질과 졸업 후의 진로 등을 고려하여 올바른 학과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같은 날 '서울 7개 대학 교수협의회 연합회'가 정부가 나서서 신뢰도 있는 대학평가를 시행하라고 촉구하고 나선 것도 같은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경희대, 고려대, 서울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의 교수협의회가 참여한 연합회 측은 "대학평가가 개별 대학의 특성과 전략을 무시하고 획일적으로 점수를 매겨 학교의 교육ㆍ운영의 질을 저해하는 문제점이 심각하다"며 대학의 일률적 줄 세우기를 배제하고 대학의 규모와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기준을 적용하는 공정한 대학평가가 이뤄질 것을 촉구했다. 고 3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대학과 학과 선택을 하면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은 서열화된 대학의 이름이 아니라 알찬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대학의 의지와 열정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도형 기자 kuerte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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