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성장 온기 퍼지지 않아 마음 무겁다'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 생각하는 모습에 놀라고 감동'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6일 "(경제가 회복됐음에도 불구) 성장의 온기가 아직 골고루 퍼지지 않아 마음이 아직도 무겁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47차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올해 상반기 우리 수출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 7위에 올랐다"며 이같이 밝혔다.이 대통령은 "지난주 목요일 새벽, 추석을 앞두고 도매시장에 갔다. 과일, 채소를 거래하는 현장을 직접 보기 위해 현장에 갔을 때, 정말 장바구니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이와함께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고 새벽 도매시장에까지 나온 주부들은 값이 너무 올랐다며 살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을 봤다. 특히 그 중에서도 오이, 호박, 마늘 값이 많이 오른 것을 저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이 대통령은 이어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할머니들을 만난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40년을 넘게 리어카 장사를 하다가 이번에 겨우 임시 가게를 얻었다는 할머니를 만났다"며 "추석 대목에도 장사가 안된다며 어려워하는 할머니를 위로하자 그 할머니는 '나와 함께 10년 이상 노점상을 하던 사람인데, 지금 나보다도 훨씬 더 형편이 어렵다'고 하면서 '대통령께서 꼭 그분을 위로해주면 좋겠다'고 제 손을 끌었다"고 했다.그러면서 "함께 간 곳은 감자를 파는 가게였는데, 정말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면서 "그 주인 아주머니는 저를 보자마자 눈물을 글썽이며 '정말 장사가 안되요' 하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힘내시라'고 하면서, 손을 꼭 잡아주는 게 다였다"고 안타까와 했다.이 대통령은 "그런데 아주머니는 놀랍게도 이렇게 말씀하셨다.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도 많습니다. 그저 경제를 살려서 장사 잘 되게 해주세요. 저는 그런대로 해 나가겠습니다.'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는 그분들을 보면서, 놀랍기도 하고 한편 감동적이었다"고 덧붙였다.이 대통령은 "제가 그분들에게 당장 해드린 것은 제가 차고 있던 손목시계를 할머니께 채워드리고, 배추와 감자를 사드린 것이 전부였다"면서 "그러나 그분들이 저에게 주신 교훈은 컸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계속 그 두 분 말씀이 생각났다"고 알렸다.또 "모처럼 경제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데, 빨리 이 온기가 우리 사회 구석구석으로 퍼질 수 있도록 더욱 열과 성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면서 "2008년말에 만났던 가락시장 할머니를 오늘까지도 잊지 못하는 것처럼 이 두 분도 오랫동안 제가 아마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이 대통령은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국민경제대책회의로 전환한 것을 소개한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에 더욱 역점을 둘 것"이라며 "추석을 앞두고 더더욱 서민들의 그 아픈 마음을 더 느끼고 있다. 정부가 '공정한 사회'를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고 설명했다.마지막으로 "새벽시장에서 만난 그분들이 '장사가 잘 되요, 이제 살 만해요'라며, 웃을 수 있는 그날까지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조영주 기자 yjc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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