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심장질환 증가 우려에도 불구, 한국에서 시장퇴출을 면한 비만약 '시부트라민'이 또다시 곤경에 빠졌다.미국 전문가들이 이 약의 안전성을 관찰한 연구논문을 유력 의학저널에 게재하고, 시장퇴출을 강력 주장하고 나섰다. 전 세계 보건당국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미식품의약국(FDA)의 결정도 코 앞으로 다가왔다.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신호에는 시부트라민(sibutramine)의 심혈관계 위험성을 관찰한 'SCOUT' 연구결과가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이 약은 가짜약에 비해 심근경색과 비치명적 뇌졸중 발생 위험을 증가시켰다. 55세 이상 비만환자이면서 심장질환 경험을 가진 사람이 연구대상이었다. 다소 '위험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 식약청은 지난 7월 "임상시험 대상자 중 90% 이상이 한국에서 허용되는 허가범위 이외의 환자들이어서, 이 약을 규정대로 적절히 사용한다면 문제될 게 없다"며 시장잔류를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전문가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그레고리 커프만 등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 사설을 통해 "실제 임상에서 잠재적 심장질환 환자를 가려내는 것은 매우 힘들다"고 꼬집었다. 일반적으로 비만환자는 심장질환을 동반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또 "SCOUT 연구는 약물을 통한 체중감량이 실제 심장질환 위험을 감소시키는가 보기 위한 것이었는데, 그런 개선은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시부트라민이 체중감량 효과는 미미하면서 명백한 임상적 이익이 없고, 우려되는 심혈관계 위험 우려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약을 시장에 남겨둘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FDA는 오는 15일 회의를 열고 시부트라민의 운명을 좌우할 마지막 논의를 펼친다. 시부트라민은 미국 애보트社가 개발했으며 국내에서 '리덕틸'이란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다. 국내 회사들은 이 약을 복제해 슬리머(한미약품), 엔비유(대웅제약), 실크라민(종근당), 슈랑커(동아제약) 등으로 팔고 있다.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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